‘삼계탕 식중독’…닭 씻은 물만 튀어도 감염된다

다음 주로 성큼 다가온 복날. 복날이면 찾는 삼계탕은 기운을 북돋는 음식이지만, 캠필로박터 식중독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은 후 72시간 이내에 발생하고, 복통, 설사, 구토 같은 급성 위장관 증세가 주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오염된 닭고기 섭취뿐만 아니라 조리 시 도마, 칼 등 주방기구 등의 교차오염에 의한 2차 감염으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캠필로박터 식중독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7~8월 집중 발생, 육류와 도시락 주의

캠필로박터균 식중독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설사의 원인 중 5~14%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국내에서는 사례가 많지 않으나, 캠필로박터 식중독 환자 수는 2014년 490명, 2015년 805명, 2016년 831명으로 증가추세다.

주요 원인 식품은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등 날 것 혹은 덜 익힌 고기이며 그중에서도 닭고기 등의 가금류에 의한 감염이 가장 많다. 외국에서는 살균하지 않은 유제품을 마시고 감염되는 사례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육류와 도시락이 원인 식품인 경우가 많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보양식으로 삼계탕 등 닭요리 섭취가 증가하면서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생닭을 씻은 물 한 방울로도 감염 가능

캠필로박터균은 야생동물과 가축의 장관 내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사람의 체온보다 높은 섭씨 42도에서 잘 증식하는 호열성 세균으로 체온이 높은 가금류 특히 닭의 장관 내에서 쉽게 증식한다. 여름철 높은 기온 역시 캠필로박터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 중 하나다.

캠필로박터 식중독은 주로 캠필로박터균에 오염된 고기를 완전히 익히지 않거나 생식으로 섭취할 때 감염된다. 캠필로박터균은 열에 약해 가열 조리과정에서 쉽게 사멸하지만, 생닭을 씻을 때 물이 튀어 주변 식자재를 오염시킬 수 있다. 생닭과 날로 먹는 채소를 같은 조리기구로 사용하여 발생하는 교차 오염이 주된 감염 경로이므로 조리과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 증상 있다면 우유, 채소, 커피 등 금물

캠필로박터 식중독의 주 증상은 복통, 발열, 설사, 혈변 등이고 두통, 근육통, 구역질, 구토가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설사는 거의 모든 경우에 발생하며 복통과 발열, 혈변도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잠복기는 1~3일이지만 길게는 10일까지도 가능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보존적 치료만으로 대개 2주 이내에 회복되지만 설사 고열 복통이 오래 지속하거나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아나 노인은 항생제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설사나 구토로 인해 탈수 현상이 심해진다면, 물을 많이 먹거나 주사제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하지만 급성기에는 우유나 유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전반적으로 채소 같은 고섬유질 음식, 지방, 신 음식을 비롯해 커피, 코코아, 콜라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사진=Hariraya/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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