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건전지 삼켰을 때 꿀부터 먹여야 (연구)

요즘 각종 전자기기에는 단추 모양의 작은 건전지가 많이 쓰인다. 이 때문에 어린이가 건전지를 삼키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이럴 때 가장 좋은 응급 처방법이 꿀을 먹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 병원 연구팀은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삼킨 건전지를 제거할 때까지 응급 처치로 꿀을 먹이면 부상이나 사망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건전지를 삼킨 돼지에게 꿀을 비롯해 주스, 탄산음료, 스포츠 드링크 등 다양한 음료를 마시게 하고 건전지가 제거될 때까지 신체 조직과 건전지 사이에 방어 장벽을 어느 정도 형성하는지 분석한 결과, 꿀과 수크랄페이트로 불리는 점막 보호제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이안 제이콥스 박사는 “건전지가 침과 식도 조직에 반응할 때 나오는 용액이 신체 조직을 녹여 식도와 기도, 성대, 주요 혈관 등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이때 꿀을 먹으면 건전지와 조직 사이에 방어벽을 만들어 손상을 줄인다”고 말했다.

그는 “건전지를 삼킨 뒤 2시간 이내에 심각한 손상을 발생할 수 있다”며 “의사들은 제거 전에 점막 보호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대신에 꿀을 먹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하지만 패혈증이 있거나 식도 천공, 꿀에 대해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나 보툴리눔 독소증 때문에 1세 이하의 아기에게는 꿀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매년 미국에서는 어린이가 건전지를 삼키는 사고가 2500회 이상 발생한다. 미국 국립아동병원의 크리스 자타나 박사는 “무엇보다도 부모나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은 건전지를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pH-neutralizing esophageal irrigations as a novel mitigation strategy for button battery injury)는 6월 11일(현지 시간) ‘더 러링거스코프(The Laryngoscope)’에 실렸다.

[사진=Yuganov Konstantin/shutterstock]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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