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진드기, 5년간 127명 죽였다

야생 참진드기에 물린 감염병 환자가 최근 4년 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더운 날씨 야외 활동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은 11일 오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이해와 건강한 야외 활동’을 주제로 제6회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개최했다.

야생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는 SFTS 바이러스를 가진 참진드기에 물려 발병하는 감염병으로 주로 4월에서 11월 사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2017년 사이 SFTS에 의해 607명의 환자, 12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8년에는 지난 4월 충남에서 올해 첫 SFTS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최근 6월 8일 강원 원주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

채준석 서울대학교 수의과 대학 교수는 ‘참진드기와 SFTS 바이러스의 자연계 순환’ 발표에서 기후 변화가 SFTS 바이러스 매개체 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 채 교수는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이 줄어들수록 매개체 수가 늘어난다”며 “보통 평균 기온이 1.6도 상승하면 진드기는 4배 수준으로 증가”한다고 했다. 여름철 야외 활동을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채준석 교수는 “언론에서 사용하는 살인 진드기, 야생 진드기라는 표현은 ‘참진드기(Isodid)’라는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유충, 약충, 성충 각 단계에서 한 번씩 평생 3번 흡혈하는 참진드기는 풀끝에 붙어 있다 변화한 공기의 진동을 감지해 사람, 새, 개, 길고양이 등 피를 빨아먹을 숙주를 찾는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6속 30종의 참진드기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채준석 교수는 “매개체를 통한 전염병은 사람-동물-환경 순환 고리를 총체적으로 살피는 원 헬스(One Health) 접근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해 바이러스의 순환을 차단하기 위한 효과적인 예방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는 ‘SFTS 잘 알고 예방하기’ 발표에서 SFTS 감염자의 주요 증상과 예방법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SFTS 바이러스는 보통 6~14일간 잠복기를 거치며 고열, 구토, 설사,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아직까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없어 최고의 예방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부분 진드기는 피부에 단단히 고정돼 손으로 무리하게 당기면 진드기 일부가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진드기를 핀셋 등으로 깔끔히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하는 것이 좋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 기관을 방문해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진=Jaromir Chalabala/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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