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도 앓은 천식, 노년층 위협해

오늘(5월 1일)은 세계 천식의 날이다. 세계 천식의 날은 매년 첫째 주 화요일로 지정되었는데, 올해는 1일로 노동절과 겹치게 되었다. 노동절이면 떠오르는 인물 가운데 하나인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가 천식을 앓아 흡입기를 달고 살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재미있는 우연이다.

천식은 흔한 호흡계 질환으로 기도 괄약근이 수축해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주로 소아 청소년기에 흔해 소아 천식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령화에 따라서 노인 천식 환자도 크게 늘었다. 소아기 유병률이 5~9% 정도고, 50대 이후 천식 유병률이 증가해 65세 이상에서는 약 12%의 유병률을 보인다. 노인 천식 유병률이 젊은 성인에 비해 약 4배나 높다.

노인 천식 환자 가운데는 발견되지 않은 환자가 더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노인층은 천식의 3대 증상인 호흡 곤란, 천명(쌕쌕거리는 숨소리), 기침이 있어도 젊은 사람처럼 천식으로 의심하고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층은 기침이 1개월 이상 오래가거나 감기가 잘 낫지 않으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천식을 방치하면 기도가 좁아지고 경련이 일어나 심각한 호흡 곤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노인 천식은 소아 청소년기 천식과는 다르다. 소아 천식은 주로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로 인한 아토피로 발생한다. 노인 천식은 아토피와의 관련성이 소아에 비해 낮다. 주로 흡연, 대기오염, 노화에 따른 폐의 기능 저하 등으로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손경희 교수는 “최근 황사, 미세 먼지로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있어 노인 천식 환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식은 약물 치료가 우선이다. 흡입스테로이드제는 지속성 천식을 치료하는 항염증 약제 중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천식 치료의 핵심이다. 하지만 근본적 치료이기보다는 관리의 일환이다. 서울대병원 병리과 정두현 교수는 “천식은 아직까지 스테로이드 주입으로 일시적인 기도 괄약근 이완과 청결한 주변 환경 유지 외에 획기적 치료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만성 질환인 천식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정기적인 폐활량 측정과 치료는 필수다. 또 천식은 외래 진료로 질병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외래 민감성 질환이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천식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세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을 찾는 노인 천식 환자가 많은 이유로는 노인층이 만성 질환을 많이 앓고 흡입기 사용을 어려워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천식 치료에 있어 흡입기 교육은 매우 필수적이다. 하지만 흡입기 교육 수가가 아직 책정되어 있지 않고 인력이 부족해 바쁜 외래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흡입기 사용 교육 동영상을 배포하고 있으니 해당 홈페이지를 참고해도 좋다. 흡입기 치료는 정확하게 교육받아 꾸준히 치료해야 하며 평소보다 호흡 곤란이 심해지면 응급실이나 외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천식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검사하고 관련 항원을 피해야 한다. 노인 천식 환자는 미세 먼지, 황사 등이 심하면 바깥활동을 줄이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손경희 교수는 “65세 이상의 천식 환자라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며 “소아와 노인 및 중증 천식 환자 등 중증의 폐렴구균 질환에 이환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Ruslan Guzov/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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