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에도 살찐다면 ‘유전자’ 탓 (연구)

같은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해도 사람마다 효과가 다른 이유는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다이어트 관련 유전자를 4가지로 분류해 ‘유전자 맞춤형’ 다이어트 모델을 개발했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 김진호 박사 연구팀이 국민 8840명이 참여한 대규모 코호트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토대로 비만 관련 유전자 변이 정도와 식습관, 운동에 따른 체중 감소와의 관계를 살폈다. 비만 관련 유전자 변이에 따라 비만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돌연변이는 모두 100개다. 탄수화물 관련 37개, 지방 관련 19개, 총 칼로리 관련 44개, 운동 관련 25개로 크게 4종류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어떤 조합을 이루냐에 따라 다이어트의 효율이 달라졌다.

유전자 종류별로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게 도움이 되는 사람(저탄수화물 식이형), 지방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 사람(저지방 식이형), 음식 종류에 상관없이 총 칼로리를 낮춰야 하는 사람(저칼로리 식이형),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사람(운동형)으로 구분했다.

각 유형 안에서도 개인별 관련 유전자 변이 조합에 따라 매우 높음-높음-낮음-매우 낮음 등 4단계로 나눴다. ‘높음’ 이상인 경우 해당 유형에 속한다고 봤다. 하나 또는 둘 이상의 복수 유형도 가능하다. 이 조합에 따라 다이어트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지 예측할 수 있다.

‘저탄수화물 식이 유형’인데 운동 관련 반응이 낮은 사람은 열심히 운동하더라도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저지방 식이 유형’인 사람이 저탄수화물 고지방식 다이어트를 했다가는 살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살을 찌울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당 유형에 속하지 않는다고 나머지 다이어트 방법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효율이 떨어질 뿐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력해야 할 다이어트 방법을 우선 정한 뒤 나머지 방법을 보조적 수단으로 병행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내게 맞는 다이어트’를 결정하는 유전자 유형 확인은 아직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추후 채혈을 통해 분석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올해 5월부터 건강검진을 통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웅양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은 “유전자 정보의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가면서 다이어트에도 활용이 가능해졌다”며 “본인에게 맞는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안다면 같은 힘을 들이더라도 더 빨리 목표한 바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유명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adike/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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