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 못 쓰는 아이 늘고 있다

아이패드 등 터치스크린을 쓰는 디지털 기기 때문에 아이들이 연필로 글씨를 쓰는 시기가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취학기 아동들이 디지털 기기 화면을 터치하거나 스와이프하는데 익숙해진 탓에 손가락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연필이나 펜을 제대로 쥐지 못한다는 소아 정형외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연필을 쥐어주어도 제대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10년 전과 비교할 때 취학 연령의 아이들이 손아귀 힘과 글씨를 쓰는 손재주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연필을 쥐고 글씨를 쓰려면 손가락의 미세 근육들이 상당한 근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런 근력과 손기술을 익히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블록 쌓기나 종이 오리기, 줄다리기 같은 전통적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필요한 손 근육이 단련됐지만 요즘 아이들은 아이패드 등의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놀기 때문에 손가락 근력이 약하다는 것.

영국에서는 6세 안팎의 아동들이 연필을 제대로 쥐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6개월간 물리치료를 받기도 한다. 클리닉을 찾는 아이들은 대개 연필을 원시인이 작대기를 잡는 것처럼 쥔다. 손 근육 발달이 늦기 때문인데 그런 ‘그립’으로는 글씨를 정확하게 쓸 수 없다.

치료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연필을 엄지와 검지, 중지의 세 손가락으로 쥐는 다이나믹 트라이포드(dynamic tripod) 방식을 훈련한다.

전문가들은 “요즘은 학교에서도 태블릿을 교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뜩이나 집에서 태블릿에 몰두하는 아이들의 경우 글씨 쓰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ESB Professional/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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