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성격, 나이 먹으면 달라져 (연구)

“나이를 먹으면 성격이 변하는 것 같아요.”

“아녜요. 사람의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어떤 말이 맞을까. 사람의 성격은 본디 타고난 그대로 변하지 않을까, 아니면 세월의 흐름과 함께 달라질까.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1842~1910년)는 30세 이후 사람의 성격은 석고처럼 굳어 달라지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이 ‘심리학아카이브(PsyArXiv)’에 2017년 12월 발표한 논문(A Coordinated Analysis of Big-Five Trait Change Across 14 Longitudinal Studies) 내용이다.

14편의 선행 연구 데이터들을 비교 분석한 이 연구에는 실험 참가자 5만 명의 데이터가 담겨있다. 성격은 5가지 성격 요소(big 5 personality traits)인 개방성, 친화성, 신경성, 외향성, 성실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모든 연구 데이터를 종합해본 결과, 5가지 성격 가운데 4가지 성격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5가지 성격 가운데 큰 변화가 없었던 성격은 따뜻함과 공감 능력 등을 의미하는 친화성이었다. 각 개별 연구에서는 친화성 역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친화성이 증가하거나 반대로 감소하는 상반된 결과가 나와 종합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나머지 4가지 성격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10년 단위로 평균 1~2%씩 줄어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명료한 성격이 흐릿해지고 차분하고 침착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이는 달콤한 인생이라는 의미의 ‘돌체 비타(Dolce Vita)’와 연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사람은 노년기에 가까워질수록 가족과 일에 대한 책임이 줄고 근심 걱정으로부터 의연해져 성격이 전반적으로 차분해진다는 설명이다.

단, 이번 연구는 나라별, 문화별로 각기 다른 성격 변화 추이와 보편적인 변화 추이를 따르지 않는 개인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성격은 ‘석고’처럼 단단하게 굳기보다 유연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사진=favorita1987/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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