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가려우면 나도 가려운 이유 (연구)

가려움증(소양감)이란 여러 피부 질환의 두드러진 증상이다. 이는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불유쾌한 감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가려움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으로서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같은 사람에서도 동일한 자극이라도 때에 따라 정도가 다른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가려움증에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헐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51명의 성인들을 상대로 실험을 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상대로 먼저 성격 검사를 해 이들을 개방성, 외향성, 공감 능력별로 분류했다. 그런 뒤 누군가 자신의 팔이나 가슴을 긁거나 탁탁 두드리고 있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보여줬다.

비디오를 보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참가자의 두뇌 활동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중 3분의 2가 비디오를 보면서 몸을 긁는 다는 것을 알아냈다.

가려움증이 있는 사람의 행동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헤닝 홀레 교수는 “사회적 행동들에도 전염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남이 가려워하는 것을 본 사람은 두뇌의 1차 체성 감각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이 같은 전염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격 유형과 비교한 결과 가려움의 전염은 타인과의 공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에게 더 동정적이라고 해서 더 가려움증을 많이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반면 신경증적인 사람은 가려움증의 전염 현상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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