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 듣는 사람, 듣기 힘든 소리도 잘 포착

현실에서 들을 수 있는 실제 소리가 아닌 환상의 소리, 즉 환청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환청은 일반적으로 조현병과 관련이 있는데, 이와 무관한 환청도 있다. 이런 종류의 환청을 듣는 사람들은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다.

전체 인구의 5~15%는 환청을 듣는데도 불구하고 불편해하거나 괴로워하지 않는다. 과대망상과 같은 정신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짜 소리 때문에 몸이 쇠약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환청을 즐기기까지 한다.

최근 ‘브레인(Brain)’에 실린 새로운 연구논문을 보면 이러한 환청을 듣는 사람들이 가진 장점이 있다. 환청을 듣지 않는 사람들보다 듣기 어려운 소리를 쉽게 감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영국 더럼대학교 연구팀은 환청을 듣는 사람 12명과 환청을 듣지 않는 대조군에 속한 사람 17명을 대상으로 듣기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과 대조군은 읽기능력평가, 교육수준, 성별, 연령, 잘 사용하는 손 등의 조건이 유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사인파(기본 파형의 일종)로 녹음된 말을 듣고, 이를 듣는 동안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뇌를 스캔 받았다.

가령 “광대는 재미있는 얼굴을 가지고 있다”와 같은 문장을 음향학상 명료하게 듣기 어려운 형태로 변형한 뒤 실험참가자들에게 들려줬다.

실험참가자들은 실험 초기에는 이 같은 소리를 외계인 혹은 새소리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듣고 난 뒤에는 단어가 왜곡되어 들린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구분이 가능한 소리를 들을 때마다 버튼을 누르라는 간단한 과제를 지시했다. 그러자 평균적으로 이 과제를 수행한지 20분이 지났을 때 실험참가자들은 단어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실험군에 속한 12명 중 9명인 75%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이 섞여있다는 점을 깨달았고, 대조군 중에는 8명인 47%만이 이를 인지했다. 또 실험군은 평균적으로 대조군보다 짧은 시간 안에 이 사실을 인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기공명영상으로 뇌를 촬영한 결과에서는 실험군의 뇌가 대조군의 뇌와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실험군의 뇌 영역 중 배측전대상피질과 상전두회가 대조군보다 강하게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가 환청에 대한 이해와 인지과정을 발달시키는 요인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았다.

[사진출처=pathdoc/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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