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짜게 드시나요? 위암 위험↑

위암 예방 위해 싱겁게 먹는 식습관 중요

위암은 전세계에서 5번째(2012년 기준)로 많은 암이며, 암으로 인한 사망률도 남성에서는 3번째, 여성에서는 5번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의 위암 발생은 인구 10만명 당 61명, 사망은 10만명 당 24명으로 전세계에서 발생률 1위, 사망률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위암 발생도 인구 10만명 당 25명, 사망은 10만명 당 8명으로 발생률 4위, 사망률 3위로 보고되고 있어, 위암은 한국인의 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갑상선암 제외)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모든 암들도 그러하겠지만 특히 한국인들은 위암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 관심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요인으로는 위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의 유병률이 한국인들에서 높고, 그 다음으로는 짜게 먹는 식습관, 흡연, 그리고 위암의 가족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절인 음식, 장류, 염장식품 등의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전세계적으로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 연구자들이 1966년부터 2010년까지 출판된 연구들 중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고염식이(high salt diet)와 위암의 관련성을 확인한 10개의 연구들(참여 인원 27만여명, 관찰 기간 6-15년) 종합하여 분석하였을 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약 1.7배 정도 더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들에서는 짜게 먹는 식습관은 위암 뿐 아니라 위암의 발암 과정 중 전암성 병변(precancerous lesion)들인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 화생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대구알젓이나 미소 된장과 같이 소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에게서 위축성 위염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 암 예방학회에서도 소변에서 배출된 나트륨과 칼륨의 양을 분석하였을 때, 나트륨 배출량이 많은 사람들에서 장상피 화생의 빈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연구가 시행되어 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약 670명의 우리나라 성인들을 분석하였을 때, 한국인 역시 소변의 나트륨 배출량이 많은 사람들에서 장상피 화생을 동반한 위축성 위염의 관련성이 약 2.9배 정도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요?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 및 위암의 전암성 병변들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음에도,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3,889.9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하루 권고 섭취량인 2,000mg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WHO 권고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국민의 79.4%가 2,000 mg보다 많은 양의 나트륨을 하루에 섭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짠 음식에 익숙해진 식습관을 바꾸어 단번에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위암을 비롯하여 짜게 먹는 식습관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들을 감안할 때,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김성은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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