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외국어 배워도 치매 예방 못한다(연구)

뇌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인지기능에 미치는 학습의 긍정 효과 때문이다. 인지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대표적인 학습 방법으로는 외국어 공부가 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개 국어를 하는 사람은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뇌가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연구내용이 있다. 그래서 또 다른 언어를 배우는 학습 능력 역시 보다 우수하다. 이런 능력 덕분에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보고들이 있다. 치매를 적어도 4~5년은 늦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를 반박하는 의견이 나왔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저널에 최신 연구내용을 발표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2016년까지 발표된 수백편의 논문들을 살펴 치매와 경도 인지장애, 언어사용 능력에 대한 양질의 논문 14편을 추렸다.

이 중 8편의 논문은 2개 국어의 장점을 강조한 내용을 담았다. 기억력 문제로 클리닉에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하는 사람보다 경도 인지장애 진단을 받는 시점이 늦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단 두 편의 논문만이 2개 국어의 특별한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 논문들이 2개 국어를 사용한다는 점 외에 문화, 사회적 배경이 미치고 있을 영향 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언어 외의 다방면에서 보다 많은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 같은 부분을 함께 고려한 5편의 논문을 추가 분석했다. 그리고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2개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기억력 문제와 뇌신경 손상이 일어날 확률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

5000명 이상의 데이터가 담긴 논문들을 바탕으로 2개 국어가 치매를 지연시킨다거나 예방하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연구팀은 언어 능력과 치매의 연관성을 다룬 많은 선행 연구들이 방법론부터 문제가 있는 만큼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사진=Eskemar/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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