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는 회 먹으면 안 되나요?

먹으면 안 되는 음식과 조리법

국내외 보고에 따르면 암환자들의 63%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실조가 발생하는 원인은 암세포가 자라면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 뇌하수체에 작용해 환자의 식욕을 감소시키고 포만감, 미각 변화, 섭취 열량 요구량 증가, 영양소 대사과정 변화, 비정상적 대사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영양실조가 생기면 빈혈, 쇠약감, 심한 체중 감소, 체력 저하가 발생한다. 따라서 암환자는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햄버거병’이 이슈가 되고 있다. 햄버거를 먹은 이후 신장 기능의 이상으로 모 프랜차이즈 회사가 고소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고기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이후 대장균 (E. coli O157:H7) 에 의해서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다 익혀서 먹지 않아도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햄버거 패티는 다 익혀야 하는 것일까?

바로 분쇄육이기 때문이다. 즉 스테이크의 고기 내부는 다른 오염된 칼날 등으로 오염이 될 가능성이 없지만, 분쇄육은 패티의 모든 부위에 오염된 칼날 혹은 다른 내장 장기의 접촉 등으로 오염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잘 익히지 않는다면 고기 패티 안쪽의 균이 죽지 않은 상태로 인체에 들어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암환자의 식이 주제를 다루면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햄버거병이 바로 암환자들 중 특히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회 등 조리되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회, 육류 그리고 채소나 과일은 기본적으로 무균상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오염된 환경 즉 회나 육류를 다듬기 위한 칼날, 내장과의 접촉, 채소나 과일은 오염된 흙 등으로 인해 무균상태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또한 깨끗이 씻지 않아 위생에 문제가 생긴 요리자의 손을 통해서도 무균상태가 무너지게 된다. 암환자들 중 항암치료를 받는 이들은 항암제의 부작용 중 하나로 면역 감소가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오염된 음식들로 인해 병원균이 들어오게 된다면 치명적인 감염들이 발생해 환자의 생명까지도 위협 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한 음식의 섭취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깨끗하고 안전하게 식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깨끗하지 않은 지역에 저장되어 있던 음식이나 손상된 채소나 과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캔의 경우 균열이나 부풀어 오른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식자재를 구매한 이후에도 서늘한 곳에 두는 등 상하지 않도록 잘 보관을 해야 하며, 모든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꼭 흐르는 물에 헹구어야 하고, 캔의 경우 따기 전 상단을 깨끗이 청소하여야 한다. 또한 조리자는 음식을 만들기 전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도마나 칼 등 조리기구의 살균, 소독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적절한 온도로 음식을 잘 조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햄버거병의 원인인 E.coli의 살균을 위해서는 적어도 패티 중간 부위가 71℃까지 조리되어야 한다. FDA(미국식품의약국) 사이트를 보면 이러한 내용에 대한 권장사항을 제시하고 있어 참고할 수 있다.

((https://www.fda.gov/downloads/Food/FoodborneIllnessContaminants/UCM312761.pdf)

그렇다면 암환자가 외식을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뷔페나 샐러드 바의 경우 음식의 오염 확률이 높아 피하는 것이 좋으며, 다른 사람들과 음식을 공유하는 행위를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하게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식당을 선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목으로 돌아가 과연 회는 안전한가? 암환자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은 없다. 또한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음식을 익혀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때 정상세포도 영향을 받아 평소보다 더 많은 세포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단백질 공급이 필요하다. 생선회는 수분 70%, 단백질 18∼20%, 지방 10%, 무기질(요오드 칼륨 인), 비타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생선에는 10% 정도의 지방이 함유돼 있는데 반해 돼지고기는 30%, 소고기는 20% 정도가 지방을 함유한다. 어류는 육류에 비해 지방은 적지만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 훨씬 많다. 또한 회는 고단백 식품이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덜 준다.

“회는 안전한가?”에 대한 질문은 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가 식탁에 나오기까지의 환경이 무균상태를 잘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조리과정에 여러 가지 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열로 가열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된 균들이 바로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늘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병에 걸려 쇠약해진 몸에 생선 회 속에 있는 오염된 균이 체내에 들어오면 감염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위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소독을 담당하는 위산 분비 기능이 상당히 떨어져 회 속에 있는 오염된 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후 백혈구 수치가 감소한 경우에는 감염에 대해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음식 중의 박테리아균 등에 의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식사 시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회는 면역이 저하된 암환자들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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