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배운 아이, 공격성 되레 약해진다(연구)

공격적인 스포츠가 공격적인 성향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모순된 것으로 들릴 수 있지만 자제력 향상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공격적인 스포츠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동양권의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의 무술을 의미한다.

전설적인 무술영화배우 이소룡은 생전에 “자신의 감정이 적이 될 수도 있다”며 “감정에 휘둘리면 패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무술이라는 스포츠는 신체 단련과 더불어 이처럼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이번 연구의 내용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무술 훈련은 집중력, 자의식, 자존감, 절제력, 감정적 안정성 등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공격성은 어떨까. 공격적인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무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역설적이지만 공격성이 줄어든다. 폭력적인 스포츠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만든다. 카타르시스란 언어나 행동으로 억압된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무술을 통해 분노와 화를 미리 배설하면 현실에서 공격성을 표출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국제학술지 ‘공격성과 폭력행동(Aggression and Violent Behaviour)저널’에 발표된 미국과 이스라엘 공통 연구는 아동과 청소년의 폭력적인 행동과 무술 사이의 영향관계를 최초로 메타 분석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LA캠퍼스와 바르-일란대학교 연구팀은 총 300편의 관련 논문을 수집하고, 이 중 이번 주제와 가장 밀접한 내용을 담은 12편의 논문을 추려 분석했다. 아이들의 공격성, 폭력성, 분노, 적대심 등에 무술이 미친 영향을 살핀 것이다.

이를 통해 무술을 하면 현실에서의 공격성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총 12편의 논문 중 11편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여기서 공격성은 신체적인 공격, 언어적 혹은 물리적인 협박, 절도, 기물파손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결과는 아이들의 나이와 성별과 무관하게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단 아동과 청소년의 공격성과 무술 훈련에 관한 기존 연구들이 많지는 않다. 통계학적으로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위해선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또 무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각 무술마다 갖고 있는 기술과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가 다르다. 무술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장이 좀 더 설득력을 가지려면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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