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으면 뇌 빨리 늙는다 (연구)

사별이나 전쟁처럼 스트레스가 큰 사건을 경험하고 나면 정신적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러한 충격은 몸으로도 전달된다. 연인과의 이별이나 해고 통보처럼 상대적으로 좀 더 가볍게 느껴지는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충격이 뇌의 나이를 4살 더 먹도록 만든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병학회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내용이다.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인생 후반기에 인지기능이 더욱 나빠진다는 보고다.

인종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백인 실험참가자들은 스트레스 경험으로 정상적인 뇌의 나이가 평균 1.5살 더 나이 든 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평균 4살 뇌의 나이가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스트레스 경험은 인종별로 뇌의 노화와 알츠하이머 발병률에 차이가 생기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는 게 이번 연구를 진행한 위스콘신 의과대학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백인 1232명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82명을 대상으로 했다. 두 그룹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았고 나이는 평균연령인 58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비슷한 연령대였다.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이 있는 유전자 APOE-e4를 가진 사람의 비율 역시 비슷했다.

이러한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삶에서 스트레스가 매우 컸던 사건을 평균 4.5건 꼽았고, 백인들은 2.8건 있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같은 경험은 기억력과 사고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참가자들이 답한 스트레스가 컸던 경험에는 교육문제, 대인갈등, 재정적 불안정, 법적 논쟁, 심각한 질병, 정신적 혹은 신체적 트라우마 등이 포함됐다.

스트레스는 체네 호르몬 수치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뇌의 신경세포의 밀도를 감소시킨다. 또 면역 기능에 손상을 입히고 알츠하이머와 연관이 있는 단백질 플라크가 쌓이는 것을 촉진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가 인지건강을 지키는데 방해가 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인종간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특정한 대상을 타깃으로 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단 백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참여 인원 차이가 컸다는 점에서 연구의 한계점도 지적된다.

[사진출처=pathdoc/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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