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매일 술 마시면 감염 위험↑

올해 신고된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2명이 최근 숨졌다. 사망한 두 환자 모두 알코올성 간경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매일 2~3잔 이상의 음주가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 위험을 높인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18℃ 이상인 시기에 증식하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일으키는 질병으로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집중 발생한다. 염도가 있는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균의 특성상 주로 생선회, 조개, 굴, 낙지 등 어패류를 날로 먹을 때 감염되며, 바닷물 속의 균이 피부의 상처를 통해 침입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바닷물에 접촉한 후 1~2주 이내에 급성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팔다리에 통증이 동반되는 부종, 수포, 괴사, 홍반 등이 나타난다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건강한 사람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간염이나 간경화 등 간질환 환자나 알코올중독자, 당뇨 등과 같은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며 “특히 매일 술을 2~3잔 이상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가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90%이상의 환자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66%가 간질환 환자, 이중 43%는 간경화 환자였다. 특히 매일 알코올을 30g(소주 2~3잔) 이상 마시는 알코올중독자는 무려 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질환자가 비브리오 패혈증이 잘 걸리는 이유는 간 기능과 관련이 있다. 전 원장은 “간은 철을 운반하는 단백질인 트랜스페린을 형성시키는데 알코올에 의해 간 기능이 저하되면 트랜스페린이 감소되어 철 성분이 혈액 속으로 빠져나와 혈청 철 농도를 상승시킨다”며 “철 성분은 비브리오균이 증식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으로 혈액 내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주에 소독 효과가 있어 생선회와 같이 먹으면 괜찮다는 말 역시 의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에 불과하다. 알코올은 신체의 면역성을 떨어뜨리고 간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날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해산물은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병의 진행이 빠르고 사망률이 50%이상으로 매우 높은 만큼 감염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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