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종이책보다 아동 학습 효과 좋다(연구)

디지털 시대와 함께 찾아온 오해와 편견이 있다. 펜으로 글을 쓰는 대신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두뇌가 퇴보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이는 키보드 사용으로 더욱 발달되는 능력들을 간과한 평가다.

독서에 대해서도 이 같은 편견이 있다. 종이로 된 책보다 전자책이 교육상 나쁠 것이란 오해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이를 뒤엎는 논리를 펼친다. 오히려 전자책이 아동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아동기의 독서는 읽고 쓰는 기술을 발달시키고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종이책과 전자책은 이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까.

아직까진 전자책보단 종이책을 읽어야 제대로 독서한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또 어린 아이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인 만큼 전자책 읽히기에 반대하는 부모들도 많다.

그런데 최근 ‘심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아이들은 종이책보다 전자책에 좀 더 흥미를 갖는다. 또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읽을 때 아이들의 학습효과가 상승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3세 이상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책에 내장된 사전기능과 애니메이션 기능 등이 종이로 된 책 이상의 긍정적인 학습 효과를 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단어를 습득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전자책을 보는 동안 정신적인 노력을 덜 기울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과 캐나다 공동연구팀은 생후 17~26개월 사이 아동 102명과 그들의 엄마 혹은 아빠가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각 실험참가아동은 무작위로 나뉘어 10페이지 분량의 전자책 2권 혹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종이책 2권을 보았다. 두 권 중 한 권은 농장에 사는 동물, 다른 한 권은 야생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종이책은 부모가 직접 읽어주었고, 전자책은 자동 음성서비스를 이용했다.

연구팀이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부모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볼 때 좀 더 자주 뒤적거리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아이들은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자주 넘겼고, 책 내용을 자주 언급했다. 전자책을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책 내용을 바탕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전자책을 읽었을 때 좀 더 다양한 동물을 기억하고 분별해내는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집중력, 경험에 대한 즐거움 역시 전자책을 읽을 때 보다 두드러졌다. 이런 측면들을 종합해볼 때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이 독서의 학습능력을 좋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팀의 분석 내용이다.

[사진출처=Africa Studio, goodluz/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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