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되는 햇빛 노출…”적당하면 당뇨, 비만 예방에 도움”

최근 자외선 노출을 우려해 무조건 햇빛을 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 노화는 물론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적당하게 햇빛을 쬐면 당뇨병이나 비만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부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김유리 과장팀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07-2009년) 자료를 토대로 만 12~18세 청소년 155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낮은 남자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남자 청소년에 비해 당뇨병의 시발점인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1밀리리터당 10~20나노그램인 남자 청소년은 정상(1밀리리터당 20나노그램 이상)인 남자 청소년에 비해 인슐린 저항성이 1.6배 이상 높았다. 성인의 경우 1밀리리터당 20나노그램 이하를 비타민 D 결핍으로 간주하지만 청소년-어린이의 혈중 비타민 D 농도 기준은 없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같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돼도 혈당이 적게 떨어져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당뇨병은 인슐린 부족이나 기능 이상으로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질병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비타민 D 수용체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에 위치해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인슐린 저항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뿐 아니라 각종 대사 관련 질환 발생에도 핵심 역할을 한다”고 했다.

햇빛만 잘 쬐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D의 80%를 얻을 수 있다. 자외선이 절정인 낮 시간대를 피해 오전에 20~30분 정도만 쬐어도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해 햇빛 노출과 당뇨병, 비만 관계를 분석한 해외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호주 퍼스 소재 텔레톤키즈 연구소 연구팀이 비만과 당뇨 유발을 목표로 생쥐에게 고지방 식품을 먹도록 한 후 적당량의 햇빛을 쐬게 했다.

그 결과 햇빛에 노출된 쥐들은 체중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혈액 속 당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 등 당뇨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감소했다. 연구팀은 햇빛 노출 후 피부에서 산화질소를 발산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는 등 건강상의 이점을 이끌어 낸 것으로 파악했다.

자외선이 해롭다고 무조건 햇빛을 피할 게 아니라 하루 20분 정도 햇빛을 쬐는 게 좋다.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사, 운동과 함께 적절한 햇빛 노출은 당뇨병이나 비만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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