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희생자, 회피보단 저항이 유리

학교는 물론 직장에도 왕따는 존재한다. 조직문화를 형성한 곳이면 어디든 있다. 따돌림은 개인의 행복을 좀먹고, 건강한 사회를 파괴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따돌림의 희생양이 혼자 힘겹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왕따는 관중을 배경으로 두고 일어나는 퍼포먼스다. 아무도 없으면 헛소문을 만들어 낼 일도, 따돌림을 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따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선 가해자와 희생자는 물론, 제 3자인 구경꾼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새로운 연구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논문을 발표했다. 구경꾼들은 언제 피해자를 돕고, 어떨 때 등을 돌리는지 살핀 것이다.

네덜란드 개방대학 연구팀은 성인 근로자 161명을 모집해 다양한 직장 내 상황을 제시했다. 직장 동료들로부터 외면당하거나 거짓 소문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희생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한 유형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서는 사람이다. 왕따를 주도하는 사람에게 따돌림을 중단하라고 맞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유형은 상황을 회피하는 사람이다. 왕따 주도자가 같은 공간에 들어오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거나 조퇴 혹은 병가로 상황을 모면하는 경우다.

실험참가자들은 가해자와 희생자 사이의 구경꾼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어떤 희생자를 도울 것인지, 혹은 외면할 것인지 답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회피형 희생자에게 좀 더 냉정했다. 곤경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피하는 행위는 왕따를 자처하는 원인이 된다는 판단이다. 반대로 적극적인 조취를 취하려는 희생자는 도움을 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희생자 중에도 독립성이 강한 사람은 도움을 줄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스스로 힘든 상황을 벗어낼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즉 상황을 가장 적극적으로 벗어나려는 희생자와 가장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희생자 모두 특별히 도움을 줄 의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실험은 실제 현실과 차이가 있단 한계점이 있다. 현실에서는 적극적으로 맞서려는 사람보다 회피하려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많다. 왕따가 됐을 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고려한 실험이 진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볼 때 희생자는 혼자 끙끙 앓거나 피하기보단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적극적인 자세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회피보다는 정면 돌파가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빠른 길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출처 : ShutterStock / Antonio Guillem]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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