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유효기간 있지만 연장도 가능

감미로운 초콜릿처럼 달콤한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이곳저곳 단내를 풍기는 날이다. 그런데 이처럼 달큼한 사랑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랑도 유효기간이 있다. 다행인 것은 좀 더 오래 머물도록 연장시키는 방법 또한 있다.

사랑도 시험점수를 매기듯 수치화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유지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옥시토신 수치가 떨어지면 연인간의 사랑도 미지근해진다.

연애를 막 시작한 사람들은 옥시토신 수치가 높은 반면, 사랑이 시들해진 사람들은 옥시토신 수치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 옥시토신 수치를 통해 사랑도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단 것이다. 사랑은 인간 특유의 신성한 감정 같지만 이처럼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옥시토신을 의도적으로 얼굴에 뿌리면 로맨틱한 감정이 생긴다는 연구결과까지 있다.

콩깍지가 쓰인 사람의 뇌파는 비이성적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리 매력적인 이성이 다가와도 무덤덤하게 볼 수 있다. 반면 사랑하는 사람은 단점보단 장점이 극단적으로 부각된다. 상대방이 잘못된 행동을 해도 쉽게 용서되는 이유다.

이러한 부분을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사람은 출생 후 자립적으로 몸을 움직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른 동물보다 길다. 누워서 보내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양육자가 곁에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아기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진 부부 사이의 사랑과 원만한 관계가 유지돼야 하는 이유다. 이성간의 사랑은 자녀의 생존과 양육을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성격과 사회심리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부부는 아기가 걸음마를 걷을 때쯤 파경에 이를 확률이 높아진다. 로맨틱한 감정의 유효기간은 2~3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둘의 가치관이 비슷하고 성격이 잘 맞는다면 설레는 감정이 사라진 뒤에도 동료애가 부부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설레는 감정이 좀 더 오래 유지되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다. 옥시토신 수치가 장기간 높은 수치를 보이도록 만드는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스킨십에 있다. 정신신경내분비학저널에 실린 논문 내용을 보면 연인끼리 눈을 맞추고 서로의 몸을 자주 만져주면 옥시토신 수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가면 연인 혹은 부부 사이의 결속력이 단단해진다. 둘 사이의 로맨틱한 감정이 누그러지는 시기를 뒤로 미룰 수 있다는 의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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