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도 몰랐던 심폐 소생술의 진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심폐 소생술을 받던 환자가 죽는 모습이 몇 차례 나온다. 국내는 물론이고 <이아르(ER)> 같은 미국의 메디컬 드라마에서도 심폐 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생존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걸 염두에 두면 또렷하게 차별되는 지점이다.

심폐 소생술의 진실은 무엇일까?

하버드 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 안젤로 볼란데스의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꼭 해야 하는 이야기들(The Conversation)>(청년의사 펴냄)이 말하는 진실은 이렇다.

2009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과 2010년 <크리티컬 케어(Critical Care>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심폐 소생술의 성공률은 보통 8-18% 정도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률은 심폐 소생술을 받은 환자들이 살아서 퇴원하는 것을 말한다. 5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니 드라마 속의 성공률 3분의 2에 비하면 한참 적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의 연구에서는 심폐 소생술 환자의 나이, 질환, 상태 등을 따로 구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심폐 소생술 성공률은 어떻게 될까?

2009년 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말기 암 환자 가운데 심 정지 때문에 심폐 소생술을 받은 61명의 환자 가운데 10명(11%)만 살았다. 그런데 이렇게 심폐 소생술로 살아남은 환자 10명의 평균 생존 시간은 불과 3시간이었다. 그러니까, 심폐 소생술로 일시적으로 살아남았다가도 곧바로 운명한 것이다.

가끔 현실이나 드라마 속에서 의사에게 이렇게 요청하는 환자나 가족의 모습이 나온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세요!”

하지만 현대 의학이 죽어가는 모든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에게는 심폐 소생술과 같은 적극적인 연명 치료가 훨씬 더 큰 고통을 안길 가능성도 크다. 차라리 그런 심폐 소생술 대신에 (진통제의 힘을 빌려서) 삶을 되돌아보고, 가족 한 사람 한 사람과 시선을 맞추는 시간을 허락하는 게 훨씬 더 ‘존엄한 죽음’ 아닐까? 사진= SBS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강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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