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섭취 가이드라인 근거 빈약 (美연구)

설탕과 비만, 당뇨 같은 만성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는 비교적 이론적으로 잘 정립돼 있다. 하지만 설탕을 얼마나 먹어도 될지에 대한 견해는 연구자들마다 있다. 최근에는 설탕 섭취 가이드라인에 반박하는 논문이 발표돼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식이요법 가이드라인 최신판을 보면 설탕은 하루 섭취 칼로리의 10%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이는 탄산음료 0.5ℓ가량에 들어있는 설탕의 양과 비슷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이와 유사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내과학저널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이번 주(20일) 발표된 논문은 이 같은 가이드라인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설탕을 하루 섭취 칼로리의 10%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의 과학적 근거들을 살폈다. 그리고 그 근거가 매우 미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보다 설탕을 더 많이 먹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현재의 가이드라인이 여러 측면에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양가 없고 칼로리만 높은 설탕을 많이 먹어도 된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탄산음료와 에너지음료 등을 제조하는 회사 대표들이 회원으로 소속된 과학연구소가 이번 논문의 연구비를 지원했기 때문이란 이유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의과대학 딘 쉴링거 교수는 해당 저널의 서문을 통해 “연구비 출처와 연구 방법론 등에 대한 의심은 설탕 섭취 가이드라인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번 논문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어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근거가 매우 빈약한 만큼 식품정책담당자들은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란 점을 당부했다. 연구팀 역시 연구비를 지원한 과학연구소의 의뢰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된 연구임을 강조하며 연구내용 자체를 주의 깊게 살펴봐줄 것을 독자들에게 당부했다.

지난 9월에는 캘리포니아대학교 크리스틴 컨즈 교수가 설탕산업이 지원한 선행 연구들이 심장질환의 원인을 설탕이 아닌 지방에 떠넘기는 연구를 진행했다는 논문을 발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단 오늘날 상당수의 음식 연구가 이처럼 식품업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설탕산업계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또 이번 연구는 ‘그렇다면 과연 설탕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라는 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점도 지적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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