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진통제 찾다.. “류마티스관절염 키운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자신의 병명을 아는 데까지 평균 2년여가 걸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진단에 3년 이상 걸린 환자의 대부분은 50세 이상의 장년층이었다. 특히 61세 이상의 고령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았다. 이들은 류마티스내과 방문 전 정형외과, 내과, 한의원 등을 전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전국 19개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에 내원한 환자 1,124명 대상 ‘진단지연 실태’를 12일 발표하면서 “류마티스 질환 진단이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인체 내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발병 1-2년 이내에 대부분의 관절 조직이 파괴되므로, 병이 진행되지 않도록 조기에 진단,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평균연령이 56.55세로, 여성의 비중(77.9%)이 높았다. 조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중요함에도 환자의 대부분은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파스나 진통제를 사용(33.2%)’하거나, ‘침이나 뜸과 같은 물리치료(26.4%)’를 받는 것으로 대처했다.

환자 10명 중 8명(83.3%)은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하기 전 다른 병원이나 진료과를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주로 방문한 의약기관은 정형외과(39.6%), 내과(14.4%), 한의원(12.1%) 순으로 나타났으며, ‘다니던 병원의 의사의 권유(42.6%)’로 류마티스내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권유에 이어서는 ‘지인의 권유(19.3%)’가 두 번째 계기였다.

▲[류마티스관절염] 처음 관절통증을 느꼈을 때 대처 방법(N=527, 무응답 제외)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내과를 내원하기 전 방문한 의료기관(N=728, 중복응답)

▲[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내과 방문 계기(N=528, 무응답 제외)

그러나 30대 젊은 남성에서 발현율이 높은 강직척추염의 경우는 달랐다. 강직척추염은 주로 척추, 즉 등과 허리뼈에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염의 한 형태이다.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시작되고, 병이 심하면 허리, 등, 가슴, 목까지 강직이 진행하여 모든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설문 응답 환자의 평균 연령은 39.42세로, 남성의 비중(80.1%)이 높았다.

환자의 절반 이상이(52.8%) 40세 이하였으며, 병명을 알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9.9개월로 류마티스관절염 23.27개월, 전체 질환 평균인 28.67개월 보다 훨씬 긴 특징을 보였다. 환자 10명 중 8명(80.7%)이 다른 병원이나 진료과에 내원한 경험이 있으며, 환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다른 병원이나 진료과에 내원한 경험이 높은 양상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다르지 않았다. 환자들이 치료나 상담을 받은 곳은 정형외과(44.2%), 한의원(13%), 척추관절병원(9.6%) 순으로 나타났다.

▲[강직척추염] 류마티스내과를 내원하기 전 방문한 의료기관(N=208, 중복응답)

진단까지 3년 이상 걸린 환자에서 40세 이하의 젊은 환자가 약 절반(49.3%)에 가까웠다. 방문했던 의료기관은 정형외과(37.4%), 한의원(16.8%), 척추관절 병원(11.2%) 순으로 나타났다.(중복 응답)

이번 설문조사에서 확인 된 바에 의하면 전체 환자 10명 중 2명 미만(18.8%)이 다른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바로 류마티스내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양상은 질환의 종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문가들은 질환 증상에 대한 인식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최정윤 이사장(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은 “환자들이 초기 통증을 단순하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로 잘못 대처하거나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다른 대안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해보면서 진단이 지연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6주 이상 손마디, 발가락마디에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이 아픈데 염증수치가 계속 상승하는 경우, 류마티스내과로 바로 내원해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강직척추염 환자의 경우 발병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진단에 소요되는 기간이 다른 류마티스 질환보다 평균 1년이 더 소요되었다. 다른 질환에 비해 통증을 그냥 참는 비율이 높았는데, 그만큼 대처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라며 “허리 통증이 주로 아침에 심하고 운동이나 활동으로 감소하거나, 자다가 허리가 아파 깨는 경험이 있다면 강직척추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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