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냉장고는 안전? “음식 균 그대로 자란다”

요즘 여름 휴가지에서 배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음식이 쉽게 상하는데다 어패류나 생선을 날로 먹고 식중독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나 설사, 복통 등에 시달리게 되지만, 일반 성인의 경우 1-3일 이내에 자연 치유가 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약자, 만성질환자들은 설사가 지속되면 탈수 증상이 올 수 있어 위험하다.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한 뒤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이다. 장염살모넬라균은 오염된 육류나 계란, 우유, 버터 등을 먹으면 생긴다. 음식 섭취 후 8-48시간이면 고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해변가에서 어패류나 생선을 날로 먹고 난 뒤에 생기는 식중독이면 비브리오균이 원인일 수 있다. 조개, 굴, 낙지, 생선 등을 날로 먹은 후 10-24시간이 지나 배가 아프고 구토, 심한 설사, 열이 나는 경우도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초기에는 장염증상을 일으켰다가 패혈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 기능이 나쁜 사람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은 사람에게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병이다. 어패류나 생선회를 먹고 10-24시간 후에 열과 피부반점, 물집 등이 생기고 전신의 통증과 함께 팔이나 다리의 궤사가 일어난다. 패혈증이 악화되면 의식을 잃거나 쇼크 상태에 이르러 결국 사망하게 된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 염증이나 부스럼이 있을 때 그 상처로부터 균이 음식으로 오염된다. 황색포도상구균 식중독은 그 균 자체에 의한 것보다는 음식 속에서 번식한 포도상구균이 내는 독소 때문에 생긴다. 음식을 끓여도 독소는 파괴되지 않아 발병할 수가 있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매우 빨라서 음식을 먹은 후 1-3시간이면 심한 구토와 복통, 설사가 생긴다.

식중독은 조기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될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위생 수칙으로는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10가지가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 만들기 전, 식사 전에도 손을 씻어야 하는데 이때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는 것이 좋다.

음식 조리 시 완전히 익히고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음식을 보관할 때도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부엌을 깨끗이 하고 도마나 칼, 행주 등은 삶거나 햇볕에 말려 소독한다. 중요한 것은 항상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는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사실로 냉장 보관된 음식은 안전하다고 믿는 것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만약 음식이나 음식재료가 오염 되었다면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음식물 속에 균이 그대로 살아있고,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식중독은 음식물을 끓여 먹더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여름철 음식은 무조건 끓여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차게 먹어야 하는 음식도 끓인 후에 식혀 먹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다. 냉장 또는 냉동해야 하는 음식물은 상온에 10분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하고 냉장실 보관도 하루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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