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삼계탕…채식주의 접고 다시 고기 먹는 이유

중복(27일)을 계기로 삼계탕 등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예로부터 삼복더위의 절정인 중복에는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고은 삼계탕을 즐겨 왔다. 우리 조상들이 무더운 복날에 육류를 찾은 것은 단백질 등 각종 영양소로 체력을 보강해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였다. 복날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겠다는 지혜의 산물인 것이다.

외국에서도 육류를 끊었다가 다시 먹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다. 미국인문과학연구회의 최신 연구 자료에 따르면 채식주의를 선언한 사람 중 무려 84%가 결국 다시 고기를 찾게 된다. 채식만 하던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결국 다시 고기를 섭취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채식주의를 포기하게 되는 걸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반수의 사람들이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 63%는 저녁모임을 비롯한 사교활동에 제약이 생겨 생활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이유를 꼽았다.

전문가들 역시 완벽한 채식주의보다는 육류나 생선을 곁들여 먹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을 보다 건강한 식사법으로 보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육류는 채식을 통해 충족할 수 없는 영양분을 보충해줄 뿐 아니라 보다 융통성 있는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심신 모두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원시인 식단이라고 불리는 ‘팔레오 다이어트’도 동물성 단백질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 다이어트는 정제된 설탕과 가공식품을 최대한 줄이고, 원시 인류가 식사하듯 조미료 첨가 없이 고기, 채소 등의 식재료를 즐긴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물론 육류까지 골고루 섭취해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을 얻는 식이요법이다.

채식주의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식물성 식품만으로도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모두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당수 건강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에 반대한다. 가령 고기나 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에 든 영양분은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할 수 없다. 각 단백질마다 함유하고 있는 성분이 다른데다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보다 체내 흡수 및 이용 비율이 높다. 즉 뼈, 근육, 면역세포, 호르몬 등을 형성하는 주원료로 쓰이는 단백질은 식물성이 아닌 동물성 단백질이라는 설명이다.

채식주의가 일으키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채식주의가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있다. 완벽한 채식주의자였던 미국의 환경운동가 리어 키스는 채식주의를 시작한 이후 우울과 불안에 시달렸다. 하지만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한 이후 이 같은 증상이 개선됐다.

장수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도 동물성 식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팀이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매일 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팀은 오직 육식만 하거나 육류를 과하게 먹으면 문제가 되지만,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육류가 포함된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 사람들보다 암과 심장질환에 취약하다는 오스트리아의과대학의 연구결과도 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뿐 아니라 육체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육식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기도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보고서까지 있다. 캐나다 소아과학회 등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생후 6개월 된 아기도 육류와 생선 섭취가 필요하다. 철분을 충분히 공급받기 위해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생선 등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채식주의를 완벽한 식이요법으로 맹신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작정 시작했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채식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육류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에 매몰되지 말고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을 균형 있게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식사법이라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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