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때만 조심? “무더위에도 뇌졸중 위험 높아”

 

뇌졸중은 국내에서 단일질환으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흔히 추운 겨울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 못지않게 여름에도 발병률이 높아 뇌졸중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무더위로 몸속 수분이 감소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게 된다.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 순환도 잘 안 되는데, 이때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커져도 마찬가지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온도충격’으로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면 피의 흐름이 부분적으로 정체되면서 혈전을 만들어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

이처럼 여름에도 고혈압 환자나 심장질환자에겐 뇌졸중 위험이 상존한다. 뇌경색 환자의 50% 이상, 뇌출혈 환자의 70~88%는 고혈압을, 뇌졸중 환자의 75%는 심근경색증 등 심장병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당뇨병 환자 역시 뇌졸중 확률이 배로 높고, 사망률 또한 높다.

특히 50대 남성은 뇌졸중 병력이나 가족력,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고지혈증, 뇌동맥류 등 뇌졸중 위험인자와 상관없이 주의해야 한다. 흡연과 음주, 운동부족, 비만 등으로 오랫동안 뇌혈관에 크고 작은 문제가 쌓여 뇌졸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전국 143개 지역응급의료센터의 뇌졸중 응급환자 현황을 보면 50대 남성은 11045명으로, 50대 여성과 40대 남성보다 배나 많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과 강석재 과장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후유증도 무섭기 때문에 뇌졸중 고위험군이라면 원인 질환을 보다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으로 뇌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는 죽기 시작하고, 이를 되살릴 수 없다. 전문의들은 뇌졸중 고위험군인 사람이 편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을 겪으면 즉시 병원에 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경우 증상이 생긴 지 3시간 안에 정맥을 통해 혈전용해제를 주사해야 한다. 보통 골든타임을 3시간 정도로 보고 있지만, 병원에 도착해도 진단과 검사 과정을 거치면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골든타임은 60분 이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막상 본인이나 주변에서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느 병원을 가야할지 몰라 당황해서 시간을 지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뇌졸중 우려가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집이나 직장 근처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미리 파악해놓을 필요가 있다.

강석재 과장은 “응급실을 찾을 정도의 증상까진 아니더라도 평소 과로나 수면부족으로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이고, 최근 혀가 굳어지고 현기증이 생긴 적이 있는 경우, 또 손발이 저리고 눈앞이 침침한 적이 있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며 “뇌졸중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CT나 MRI, 혈관조영술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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