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코모양 결정하는 ‘유전자 4총사’ 발견 (연구)

미적 관념에서 사람의 코는 얼굴 인상을 좌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화론적으로 인간의 코는 인류의 환경적 변화를 연구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어왔다. 이렇게 중요 부위인 코가 실제로는 ‘특정 유전자 4가지’에 의해 모양이 결정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카츠브 아드히카리 박사팀은 남미 혼혈인 6000명 이상의 얼굴과 DNA를 검사 분석한 결과, 인간의 코 모양은 정확히 4가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모두 남아메리카 국가에 살고 있는 혼혈인들로, 조상을 살펴보면 유럽인 절반, 토종 미국인 45%, 아프리칸이 5%에 달했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얼굴을 중심으로 콧대 폭, 콧날의 뾰족함 정도, 코끝의 모양 등 여러 각도로 14가지 측면에 달하는 사진을 찍었다. 이후 이들 얼굴 모양을 3D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정밀 분석하고, 각 얼굴 특징과 DNA데이터를 비교해 연관성을 찾아냈다.

그 결과 4가지 유전자가 뼈 및 연골의 성장과 얼굴의 모양을 조절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최종 분석됐다. 코의 폭과 뾰족함을 결정하는 유전자로는 DCHS2, RUNX2, GLI3, PAX1로 나타났으며, 추가로 EDAR라는 유전자가 턱의 돌출 정도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GLI3 유전자는 코 연골의 성장을 주도하는데, 특히 콧구멍의 폭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DCHS2는 코가 얼마나 뾰족한지를 결정하는 유전자이고, RUNX2 는 뼈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로서 코의 콧날의 폭을 변형시킨다.

카츠브 아드히카리 박사는 “인간의 얼굴 모양이 어떻게 변해왔는가에 대한 기존의 몇몇 연구들이 유럽인들에 국한돼 온 까닭에 인종의 다양성이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보다 넓은 범위에서 특정 유전자들이 개인의 얼굴의 생김새와 모양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여준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밝혀진 유전자들이 각자 코 모양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짐에 따라 구석기의 네안데르탈인에서부터 현대의 인간에 이르기까지, 얼굴 모습의 진화 경로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 연구가 법의학적 기술과 얼굴 기형의 유전적 결함을 연구하는데 있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인간의 코 모양 결정 유전자에 관한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미국 과학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 등이 자세히 소개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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