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싸우면서도… 연인관계 유지의 ‘비결’

 

평생 서로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성격을 형성하고 살아온 두 사람이 평화로운 관계만 유지하고 지내기란 쉽지 않다. 어떤 연인이든 서로 상충하거나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마찰이 생겨도 이를 원만하게 잘 해결하는 커플이 있는가하면, 갈등이 점점 심화돼 불화가 생기는 커플도 있다. 충돌이 일어나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둥글둥글한 연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상대방을 이해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전혀 놀라운 사실도,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지도 않는 뻔한 논리다.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길 바라거나 격한 논쟁으로 해결하려는 것보단 최대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방식이 에너지 소모가 적은 건강한 해결책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해심은 이런 장점 뿐 아니라 연인 사이의 충돌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와 버클리 캠퍼스 공동연구팀은 온라인 공간에서 20~30대 실험참가자들을 모집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연인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충돌이 잦은 커플일수록 연인 사이의 만족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충돌이 잦더라도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은 만족감이 떨어지지 않았다.

2주간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인과의 관계를 일기에 기록하도록 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가령 “오늘 파트너가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기분 상태에 있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기록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상대방과 충돌이 있었다할지라도 파트너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맥락 안에 있을 때는 상대방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되는 실험은 연인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실험실로 초대해 두 사람이 충돌하는 원인에 대해 토론하도록 한 실험이다. 토론 전후로는 상대방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충돌 원인을 상대방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을 땐 토론 전보다도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충돌이 무작정 둘 사이를 나쁘게 하는 게 아니라 더욱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받고 있다는 감정이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방과 충돌이 얼마나 잦은가의 문제보다는 둘 사이에 얼마나 이해도가 높은가의 여부가 관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논문은 ‘성격과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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