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 길리어드 선두 질주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성 질환에 노출돼 죽음에 이르는 악명 높은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최근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3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복용 편의성, 내성 장벽, 안전성 및 효능을 모두 잡은 치료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 알의 치료제를 복용해야 했던 에이즈 환자들의 복용편의성을 높인 ‘복합제’ 등장은 에이즈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한바 있다.

유엔 에이즈 전담기구인 UNAIDS에 따르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는 201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천 690만 명에 이른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만 1504명의 HIV 누적 환자가 있고 이중 누적 생존자는 9천 616명이다. HIV와 AIDS를 같은 질병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HIV는 AID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HIV 감염인의 50%가 10년 이내 AIDS로 진행되며 15년 후에는 약 75%의 환자가 ADIS를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HIV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 AIDS 발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제를 꾸준히 복용해 혈중 HIV 농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세계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로 권장하는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AART)에는 3제 병용 요법이 가장 흔한데 이는 약효를 높이고 HIV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내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2제 이상의 약물을 함께 복용해야 해서 ‘칵테일 요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HAART요법으로 가장 주목받는 신약은 길리어드의 ‘스트리빌드’, GSK의 ‘트리멕’ 등이 있다.

국내 신규 에이즈 환자 신고 건수가 매년 증가세에 있어 치료제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600-700억 원 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길리어드의 ‘스트리빌드(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트리빌드는 지난 2014년 3월 출시된 4제 단일 복합제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듣는다. 하지만 반드시 식사 후 복용을 해야만 하는 단점이 있다.

이에 한국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지난해 식사에 관계없이 1일 1정 복용하는 ‘트리멕(돌루테그라비르+아바카비르+라미부딘)’을 출시했다. 트리멕은 바이러스 복제와 추가 세포감염을 막아주며 내성 장벽이 높은 성분을 결합해 에이즈 치료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스트리빌드’의 아성을 누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약제다. 한국 GSK 관계자는 “2월 기준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30여개 이상의 주요 병원에 입성했다”며 “꾸준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얀센 역시 강력한 내성 장벽을 자랑하는 ‘프레즈코빅스(다루나비어+코비시스타트)’를 3월 초부터 급여 출시했다. HIV 환자가 이 약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제와 병용해야만 한다. HAART요법의 기준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품의 기반이 되는 ‘다루나비어’는 HIV 돌연변이에 대한 내성 장벽이 가장 높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 얀센 스페셜티사업부 유재현 상무는 “내성 방지에 중요한 프레즈코빅스의 적절한 사용을 위해 관련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스트리빌드’의 무서운 기세에 이어 차기 치료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FDA의 승인을 받은 ‘젠보야(엘비테그라비르+코비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는 약물 부작용을 잡은 에이즈 치료제다. 국내 제약업계는 젠보야의 국내 출시가 이르면 2017년 초에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길리어드가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의 선두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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