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선수들 피임약 먹으면 무릎 부상 줄어

 

여성 운동 선수는 남성 선수에 비해 전방 십자 인대 또는 ACL(무릎의 상, 하부를 연결하는 인대) 부상을 겪을 확률이 1.5-2배 더 높다. 미국 텍사스 의과대학 연구팀이 피임약을 복용하면 심각한 무릎 부상을 앓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인이 운동 등을 하다 ACL 부상을 하면 무릎의 불안정성, 걸음걸이의 변형, 관절염 등을 일으켜 평생 고생할 수 있다. 운동선수는 은퇴를 고려할만큼 치명적이다. 실제로 ACL 부상 후 복귀한 축구 선수의 플레이 속도는 선수 평균의 49%에 못 미친다.

연구를 이끈 아론 그레이 박사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추거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ACL 부상위험을 방지하거나 줄일 수 있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수술이 필요한 ACL 부상을 겪은 여성들의 경구 피임약 복용 여부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ACL와 관련해 공공 보험을 청구한 2만 3428명의 10대 여성(15-19세)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했다. 연구팀은 “ACL 무릎 부상 환자들 가운데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같은 또래의 여성보다 부상수준이 덜 심각했다”며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인대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ACL 부상이 여성에게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월경주기에 따라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을 때 ACL 부상은 더 자주 일어난다.

연구팀이 추가로 ACL 재건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조사한 결과, 또래 여성들에 비해 피임약 복용은 22%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춘기 동안 에스트로겐 수치는 급격히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레이 박사는 “젊은 운동선수들은 훈련 및 경기 일정에 맞춰 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로 피임약 복용 효과에 ‘무릎 부상 위험 감소’가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 ‘스포츠와 운동에 대한 의학 및 과학(Medicine & Science in Sports & Exercise’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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