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남용 심각…美, 가이드라인 개정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됨에 따라 미국 내에서 처방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다. 이에 국내 처방 지침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중독의학협회(ASAM·American Society of Addiction Medicine)에 따르면, 마약성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이 2014년 기준, 미국에서만 4만7천여건으로 조사됐으며, 그 중 마약성 진통제 건은 1만9천여건으로 전체 사망 건수의 약 40%를 차지했다.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된 환자 일부는 헤로인 등 마약을 접할 위험이 커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미국 질병관리본부(CDC·The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는 통증 완화의 목적으로 진통제를 처방할 때 비마약성 진통제부터 사용하길 권고했으며,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 기간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진통제 처방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1차 진료기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만성통증 등 중증 환자나 최근 암 수술 등을 받은 환자의 경우 가이드라인 권고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에는 옥시코틴, 퍼코세트, 비코딘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최소 용량으로 처방해야하며, 처방 기간은 3일 미만으로 권장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고 나서도 환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며, 물리치료·상담 등 비약물적 통증완화치료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몇몇 미국 의료진은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장기간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에게 더 불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때 신경안정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디아제팜·알프라졸람) 등과 병용투여하는 것도 지양해야 된다는 내용이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병용투여할 시 호흡억제, 저혈압, 중추신경억제작용 등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는 보고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의료진에게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의료진 대부분 해당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사망 등 의료사고에 휘말렸을 때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따라 의료진의 과실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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