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 갑상선암’ 표적 항암제 잇단 출시

 

갑상선암은 국내 암 발생률 1위로 가장 흔히 발생하지만 5년 생존율은 90%를 웃돌아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방사선 요오드를 이용한 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렇듯 요오드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갑상선 암을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 암’이라고 한다. 이처럼 악명 높은 갑상선암 분야에 최근 두 개의 표적치료제가 등장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분화 갑상선암’은 치료 목적으로 투여한 방사성 요오드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치료 후 12개월 이내에 갑상선암이 진행 됐을 때, 또 누적 방사성 요오드 용량이 600mCi나 22GBq를 초과했을 때를 일컫는다. 국립암센터 이은경 박사는 “분화 갑상선 암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보이며 5년 생존율은 90-98% 까지도 보인다. 국소 부위 전이만 된 환자는 거의 100% 생존율을 보일 때도 있다”며 “하지만 요오드 치료 후에도 암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환자는 10년 생존율이 29%, 아예 반응이 없는 환자들은 10년 생존율이 10%로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요오드 치료라는 좋은 무기를 잃은 갑상선암 환자들은 어떤 치료법을 택해야할까? 2015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가이드라인(ver2)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재발성 혹은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에 에자이의 ‘렌비마(렌바티닙메실산염)’와 바이엘의 ‘넥사바(소라페닙)’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 2014년 식약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바이엘의 ‘넥사바’가 먼저 출시 됐다. 넥사바도 렌비마와 마찬가지로 표적항암제다. 넥사바는 암의 성장에 중요한 두 가지 과정인 종양의 증식과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변 혈관 증식에 관여하는 수용체를 동시에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다중표적항암제다. 현재 넥사바는 간암 및 신장세포암 치료제로도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런 ‘넥사바’에 도전장을 던진 ‘렌비마’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a), KIT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최초의 Type V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이은경 박사는 “목표 수용체가 다양한 것이 렌비마의 특징”이라며 “종양세포를 죽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 주변 조직을 뚫고 암이 전이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한데 렌비마는 종양성장 억제, 종양 미세 환경 저해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렌비마’는 간세포암, 신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른 암 종에 대해서도 적응증 획득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두 치료제가 모두 다중표적항암제인데다, 암의 증식 및 주변 혈관 증식 등에 관여하는 수용체에 작용해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넥사바와 렌비마의 직접적인 비교 임상 결과는 없는 상태다. 다만 에자이 측은 “2015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가이드라인(ver2)에서는 렌비마를 넥사바 보다 선호하는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며 “이는 65%에 달하는 렌비마의 높은 반응률을 근거로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정준기 교수는 “갑상선 암은 예후가 좋지만 폐나, 뼈로 전이된 환자들에게는 심각한 암”이라며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나와서 임상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등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넥사바’는 지난 2014년 11월 급여 출시 된 상황이지만 ‘렌비마’는 지난 2월 비급여로 출시돼 현재 환자들이 ‘렌비마’를 이용하려면 평균 월 300만-400만원의 고가의 약값을 부담해야한다. 한국 에자이측은 “정부와 약가 협상 중에 있다”며 “이르면 12월 말 경 급여 출시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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