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스트레스, 암 세포 실어 날라 전이 촉진

 

만성 스트레스가 암의 전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을 막는 약을 먹으면 암 전이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호주 모나시 대학교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는 림프액을 순환시키는 림프계를 통해 암세포를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고혈압약(베타차단제)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을 복용하면 암 전이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아드레날린‧노라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질병 전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해 쥐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만성 스트레스에다 암 걸린 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차단하기 위해 고혈압약인 ‘프로프라놀롤’을 투여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을 차단시킨 쥐는 암 종양 내 림프관들의 형태가 바뀌면서 림프액으로 인한 암 전이 속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에리카 슬로언 박사는 “아드레날린‧노라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암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림프관 수와 림프액 양 분비를 촉진시켜 암이 없는 부분에도 암 전이를 촉진시킨다”며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암환자에게 프로프라놀롤 등 고혈압약을 사용하면 암 전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림프관이란 혈관처럼 전신에 고루 분포되어있는 조직으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함유된 림프액을 순환시킨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스트레스가 클 경우, 체내 전반에 암세포를 퍼뜨리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막는 약이 암 전이를 늦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계획 중이다. 에리카 슬로언 박사는 “7년간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 고혈압약(베타차단제)을 복용한 암환자의 예후를 살펴봤더니, 암세포가 림프절을 통해 폐 등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빈도가 낮은 것을 확인했다”며 “고혈압약이 인체 내 암 전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방암 환자들을 상대로 예비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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