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노출량이… 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

 

건강검진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 한다.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든다. 정기 건강검진은 무병장수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건강검진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먼저 과도한 건강검진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강검진 한 번으로 최대 11년치 방사선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무영 교수팀이 지난해 전국 건강검진 기관 296곳의 검진 항목별 방사선 노출량을 조사한 결과를 보자. 연구팀이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 등 ‘선택 항목’을 포함해 모든 검진 항목을 더했을 때 방사선 노출량이 최대 40mSv(밀리시버트)인 곳도 있었다고 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1년 방사선 피폭량을 1mSv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한국인의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이 3.6mSv임을 감안하면, 11년에 걸쳐 쬘 방사선을 한 차례의 건강검진을 통해 몸속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내시경 전날 장 세정제를 먹지 않아도 되는 ‘당일 대장내시경’ 사용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수면 위내시경 검사 도중 마취 상태로 장 세정제를 복용하면 폐로 역류할 위험이 있는데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심각한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건강검진에 대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 홋카이도 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간토 의료클리닉 원장으로 재직 중인 현직 의사 마쓰모토 미쓰마사 박사는 아예 건강검진에 관한 기존의 상식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는 ‘건강검진의 거짓말 – 당신이 몰랐던 건강검진의 불편한 진실’(에디터)이라는 책을 통해 원래 건강검진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받는 것인데, 검진 후 오히려 불안감이 증가해 수명까지 짧아지는 사람이 적잖이 목격된다고 주장한다.

콜레스테롤이 조금 많은 것뿐인데 기겁을 하고 혈압이 약간 높아도 호들갑을 떨기 일쑤다. 열이 조금만 나도 해열제를 찾고, 식욕이 떨어지는 기미를 보이면 내 몸 어딘가에 암이라도 숨어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불안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을 측정했는데 ‘고지혈증’이 되어버린 경우, 그는 이를 ‘건강검진병’이라고 했다.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은데 갑자기 ‘-증’이 붙은 환자로 둔갑해 약까지 먹게 되면서 전에 없던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모두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기침이 나는 것은 폐 안의 이물질을 센 바람을 일으켜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것이고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은 열에 약한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한 현상이라는 것. 몸이 안 좋을 때 식욕이 없어지는 것은 ‘음식을 몸속에 넣지 말고 휴식을 취하라’는 신호라고 했다. 이런 반응 덕분에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다소 과격하게 들리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책 전반에 걸쳐서 가장 강조하는 건강의 비결은 바로 긍정적인 사고다. 그는 “걱정은 부정적인 사고로 만병의 근원이 되어 수명을 단축시킨다”면서 “긍정적인 사고가 몸에 배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진정한 건강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긍정적인 사고로 의료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불필요한 의료를 받아왔는지, 또한 불필요한 의료에 돈과 시간을 얼마나 낭비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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