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항우울제 사용하면 과격행동↑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청소년이 자살충동·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청소년 우울증환자 1만8526명의 행동분석과 70개의 실험을 점검한 결과 청소년 우울증환자가 항우울제(SSRI·SNRIs)를 복용한 후 자살충동이나 과격·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확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청소년이 없어 국내외 의료계 내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총책임자인 샤를리 레이놀즈 박사는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쓰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 최소한의 항우울제만 처방하길 권장한다”면서 “경미한 우울감을 호소할 경우 운동이나 정신요법 등 대체치료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경증-중증도의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투여할 때 부작용에 대비해 심리, 대화요법 등을 병행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옥스퍼드 온라인약국의 지역보건의 헬렌 웨버리 박사는 “청소년의 단기 스트레스를 우울증으로 잘못 판단해 항우울제를 투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소아·청소년 심리에 해박한 전문의에 한해서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의에게 상담 받아 단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약이 가진 특징이나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숙지하는 것은 물론 자녀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됐다.

이번 코펜하겐 대학의 연구결과에 대해 아주대학교 김범택 교수(가정의학과)는 “항우울제가 자살충동 간 연관성은 있을 수 있으나, 항우울제가 자살을 일으키는 주원인은 아니다”라면서 “국내 사정과는 동떨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범택 교수는 “우리나라 정서상 신경정신과를 찾는 청소년 환자가 드물기 때문에 항우울제 처방률이 매우 낮다”면서 “항우울제 외에도 자살·공격적인 성향을 일으키는 다른 요소가 많으므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청소년에게는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의 지적에는 국내외 의료진들도 이견이 없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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