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남성 중 붉은 수염을 가진 사람이 많은 이유

온라인은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고민상담하기 좋은 공간이다. 국내뿐 아니다. 외국에서도 넷상에서 익명으로 고민을 상담한다. 그 중 흔한 질문 한 가지는 ‘붉은 수염’과 연관이 있다.

백인 남성 중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붉은 수염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붉은 수염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붉은 기운만 연하게 감도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머리카락은 금색, 갈색, 검은색인데 수염만 붉은 기가 돌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머리카락과 수염 색이 다른 이유에 대해 고민 상담을 한다.

신조어의 뜻을 수록하는 인터넷 사전인 ‘어번 딕셔너리(Urban Dictionary)’에는 ‘적갈색수염’이라는 단어가 등록돼 있다. 이 단어는 갈색, 검은색, 금발 머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수염 전체나 부분이 붉은색인 사람을 가리킨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구권 남성 5명 중 2명이 붉은 기가 도는 수염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기도 하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국립정보센터 유전학 연구팀은 아일랜드 신문 ‘아이리시센트럴’을 통해 털의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인 ‘불완전한 우성 유전자적 특징’ 때문에 붉은 수염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수염 색을 결정하는 두드러진 우성 유전자는 없다는 의미다.

즉 털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들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털이 생길 수 있다. 머리카락, 겨드랑이 털, 음모는 물론 수염 색깔까지 모두 제각기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개략적으로 설명하자면 털 색깔은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와 그보다 윗대 조상들로부터도 유전 된다”며 “먼 윗대 조상의 유전자가 뒤섞여 나올 경우 부모, 형제와 전혀 다른 색깔의 수염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독 붉은 색이 감도는 수염을 가진 사람이 많은 이유는 뭘까.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털에 함유된 멜라닌의 종류와 양에 의해 결정된다. 백인의 수염은 흑색을 띠는 유멜라닌과 적색을 띠는 페오멜라닌 두 종류에 의해 결정된다.

유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검은색, 적으면 금발, 페오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붉은색 털을 갖게 된다. 부모 중 단 한 명만 붉은 털을 만드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붉은 수염이 생길 수 있고, 붉은 털을 만드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도 겉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털 색깔은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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