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의 SNS는 왜 몰래 훔쳐볼까

 

미니홈피가 유행하던 시절부터 SNS가 대중화된 현재까지 사적인 사이버 공간이 생기면서 다른 사람의 온라인 공간을 몰래 엿보는 관음증적인 행위가 생겼다. 헤어진 애인, 전 연인의 새로운 파트너, 라이벌 관계에 있는 동료 등이 ‘SNS 스토킹’의 대상이다. 그들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나면 찜찜하고 불편한 기분이 들면서도 이 같은 행동을 한다. 왜 우리는 이처럼 다른 사람의 SNS를 은밀하게 훔쳐보는 걸까.

최근 ‘사이버심리, 행동, 사회연결망(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이론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SNS에 집착하는 강박행위는 ‘애착 이론’과 연관이 있다.

정신분석학자 존 볼비가 고안한 애착 이론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대인관계를 형성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애착이 대인관계 형성 과정 및 종결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애착 이론은 대인관계를 형성하거나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에 대응하는 방식을 살펴 그 사람의 심리를 예측하는 수단이 된다. 가령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다거나 동료로부터 배신을 당한 상황에서 보이는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현재 심리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 성장하지 못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신생아 때부터 자신을 돌봐줄 양육자가 필요하다. 대체로 부모를 비롯해 조부모, 보육시설교사 등이 양육자의 입장에 서는데, 아기가 이들과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향후 어른이 된 뒤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잘못된 방식의 애착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번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은 양육자와 ‘불안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SNS를 몰래 훔쳐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았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할 때마다 불안하고 위태로운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을 한다는 설명이다. 상대방을 몰래 감시하는 관음증적인 행위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대방과의 아슬아슬한 인연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자꾸 다른 사람의 SNS를 훔쳐보는 습관이 있다면 온라인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오프라인에서 좀 더 생산적이고 활동적인 생활을 하라고 조언한다. 다른 사람의 사적인 영역을 엿보고 싶은 심리는 누구나 있지만 과도한 SNS 스토킹은 정신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새로운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세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