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더라니… 메르스 바이러스 국내서 변이

 

질병관리본부가 국내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에서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미국 CDC저널에 공식 보고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메르스 감염 환자 8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로 사람의 숙주세포와 결합해 증식하는 ‘스파이크 당단백질’에서 변이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변이가 낙타에서 사람,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밝혀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메르스가 크게 번진 이유도 바이러스 변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밝혀진 유전자 변이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국내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에 유전적 변이가 많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분석 대상 샘플이 너무 적어 변이의 양상을 규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검체는 최초 감염자와 2차 감염자인 2, 10, 12, 13, 15번째 감염자, 감염원을 알 수 없는 42번째 감염자의 것이다.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김대원 전문연구원은 “조금 더 복잡하고 정교한 분석을 통해 변이의 영향을 규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슈퍼전파자를 포함한 모든 검체를 대상으로 연구의 폭을 넓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오종원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메르스 유행 당시 모아둔 환자들의 모든 검체를 대상으로 감염 순서에 따라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해 변이가 미친 영향을 규명하는 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바이러스 변이 연구는 향후 유사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사용 가능한 치료제 개발 등에도 꼭 필요하다”며 “슈퍼전파자를 중심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폭넓은 공동연구를 위해 검체를 분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도 유전자 변이와 질병 양상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에 나설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슈퍼전파자 5명을 포함한 국내 메르스 환자 32명에게서 채취한 바이러스 41개주를 분리해 풀 시퀀싱을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 결과를 빨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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