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치마 짧아지고… 수면 시간은 는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들이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여성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진다거나 화장이 짙어진다는 속설도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불경기가 이어질수록 사람들의 수면시간이 늘고 여가활동으로 시간을 때우는 일이 잦아진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크리스토퍼 M. 반즈 교수팀이 2003~2010년 사이 미국인들의 생활패턴을 조사해본 결과, 실업률을 기준으로 경제상황이 안 좋은 때일수록 사람들의 잠자는 시간이 길어지고, 레저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기간동안 경제상태가 최고점에 도달했을 때와 최저점으로 떨어졌을 때를 비교해본 결과, 경제상황이 안 좋을 때 평균적으로 주당 잠자는 시간이 10분 늘어났고, 여가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은 21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3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 노동부 통계 조사를 바탕으로 했으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는 아주 단순했다. 실업률이 높은 만큼 노동시간이 줄어든 탓이다.

실직 상태인 사람은 물론,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역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경향을 보였다. 기업에서 낮은 수입을 상쇄시킬 목적으로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줄인 탓이다. 단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불경기를 대상으로 한 조사인 만큼 국내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국내는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업체들이 많아 미국처럼 낮은 수입을 벌충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을 택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 거시경제학에서 경제상황이 바뀌면 사람들의 행동패턴도 달라진다는 이론은 이번 연구를 통해 또 다시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

경제상황과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연구한 기존 논문들에 따르면 경제가 나쁠 때 사업장 내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줄어들고, 결혼하거나 이혼하는 인구가 줄어들며 임신하는 여성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동위생심리학저널(The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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