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루 3잔은 좋다지만… 카페인 천차만별

 

커피가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때 마다 거론되는 커피는 이른바 블랙커피다. 설탕과 크림을 넣지 않은 것이다. 블랙커피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소식이 잇따르면서 아메리카노 커피 시장이 급성장 추세에 있다고 한다. 아메리카노는 뜨거운 물만 섞어 연한 커피를 즐기는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설탕과 분말 크림이 들어간 믹스커피는 시장 규모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4년 국내 믹스커피 소매시장 규모는 1조565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14.7%나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노와 믹스커피의 희비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미국의 최고 영양 관련 자문기구인 식사지침자문위원회(The 2015 Dietary Guidelines Advisory Committee)는 올해 초 “커피에 크림, 우유, 당을 첨가하면 칼로리를 높여 건강에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하루 3-5잔의 (블랙)커피는 건강에 문제가 없으며, 제2형 당뇨병과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믹스커피는 커피 1티스푼에 설탕과 분말 크림이 각각 1.5 티스푼 정도씩 들어간 것이 많다. 1잔의 칼로리가 55kcal 정도나 된다. 이에 비해 블랙커피 1잔의 열량은 5kcal에 불과하다. 믹스커피 1잔에는 포화지방도 1.5g 함유돼 있다. 믹스커피 제조업체는 이 같은 점을 의식해 설탕을 줄이고 크림 종류를 달리 하는 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인 듯 싶다.

미국 식사지침자문위원회는 “하루 3-5잔의 커피는 몸에 좋을 수 있지만, 카페인이 많이 든 대용량 에너지 음료는 피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는 물론 커피전문점 커피에도 카페인이 많이 함유돼 있다. 고 카페인 제품은 1㎖ 당 카페인이 0.15㎎ 이상 함유된 제품을 말하는데, 커피전문점 커피와 캔 커피, 에너지 음료 모두 카페인이 0.5㎎ 안팎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이 많이 든 진한 커피를 자주 마시면 안압 상승에 영향을 줘 녹내장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카페인이 안압을 높이는 것은 카페인이 눈에 들어있는 방수(눈 속 모양체에서 생성되는 물 비슷한 성분으로 주 기능은 안압 유지)의 생산을 증가시키면서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을 막기 때문이다. 안압이 상승하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시 신경이 높은 안압에 눌리거나 혈액공급이 잘 되지 않은 탓이다.

과도한 커피는 위벽을 자극할 수 있다. 위궤양 환자에게 커피를 피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심장병(부정맥) 환자도 커피를 조심해야 한다. 카페인은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뛰게 하기 때문이다. 커피는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은 여성에게 좋지 않다. 카페인은 이뇨작용이 있어 소변으로 칼슘이 빠져나가게 한다. 커피 1잔당 약 4-6mg의 칼슘이 손실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폐경이후 여성은 카페인을 하루 300mg 이하로 줄이고 칼슘과 비타민D의 적절한 섭취가 필요하다. 커피를 즐기는 여성이라면 매일 유제품을 1-2개씩 먹고 30분정도 햇볕을 쬐면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추출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원두의 품종과 원산지, 커피를 내리는 기술, 커피머신 등에 따라 차이가 크다. 따라서 연한 아메리카노 커피도 카페인 함량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임신부도 하루 2-3잔의 커피 섭취는 괜찮다고 하는 것은 연한 블랙커피를 말하는 것이다. 평소 마시는 커피를 잘 살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나만의 커피 섭취량’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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