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따라 소리 다양… 이명의 종류와 치료법

 

쉭쉭, 욱욱, 윙, 쏴, 삐, 딱딱딱, 두두둑…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의 상당수가 귀에서 이러한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한다. 소리 자극이 없는데 신체 내부의 소리를 느끼는 귀울음, 즉 이명은 발생 원인에 따라 그 소리도 다양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귀의 날(9일)을 맞아 대한이과학회의 도움말로 이명의 종류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윙, 쏴, 삐 = 가장 흔한 이명이다. 매미나 귀뚜라미 우는 소리, 시냇물 소리, 높은 기계음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이명은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에서 발생하는 소리이다. 감각신경성 이명으로, 실제 이명 환자의 80-90%를 차지한다. 환자 자신에게만 들리기 때문에 자각적 이명으로 분류한다.

자각적 이명은 소음이나 이독성 항생제 등 약물, 청신경 세포의 노화 등으로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세포에서 좀 더 많은 잡음이 만들어지는 경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리적으로 발생하는 이명을 갑자기 듣게 될 수도 있다. 난청이나 메니에르병, 뇌종양 등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질환으로 이명이 생길 때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딱딱딱, 두두둑, 지지직 = 귀 안이나 귀 근처의 근육에서 발생하는 이명이다. 중이에 존재하는 근육 혹은 구개근이 경련을 일으킬 때 이러한 소리가 날 수 있어 발생 원인을 정확히 찾아야 한다. 근육 이완제나 항경련제 등의 약물 복용, 보톡스 주사, 근육의 수술적 절개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정확힌 진단해 치료하면 90% 이상의 치료성적을 낼 수 있다. 환자뿐만 아니라 타인도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타각적 이명으로 분류한다.

쉭쉭, 욱욱 = 경동맥과 경정맥은 중이와 내이에 가까이 위치해 뇌에 주된 혈류공급을 담당한다. 혈관 박동이 귀를 통해 들리는 것을 혈관성 이명이라 하는데 자신의 맥박과 동일한 박자로 들리게 된다. 주로 열이나 빈혈, 심한 고혈압이 있으면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그 양이 증가해 발생한다. 중이염, 갑상성 기능항진 혹은 저하증, 고지질혈증 등이 있을 때도 나타난다.

중이나 내이 주변에 종양이나 혈관기형, 뇌압 상승 등이 있어도 나타나기 때문에 혈관조영술이나 뇌혈관초음파, CT, MRI 등과 같은 검사가 필요하다.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울려서 들리는 개방성 이관은 갑작스런 체중 감소나 만성 질환이 원인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나 중이환기관삽입술, 이관 카테터 삽입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치료법 = 이명은 병이라기보다 신체 내부에 있는 원래 소리를 느끼게 되는 증상이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이명이 없는 80명을 방음된 장소에 뒀을 때 94%가 이명을 경험했다. 이 때문에 대뇌의 유연성과 가소성, 이명을 무시하는 습관화를 이용한 이명 재훈련과 같은 새로운 치료법이 시도되며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전문의들은 이명에 대한 걱정을 버리고 조용한 곳을 피하며, 가능한 이명에 무관심해지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몸이 몹시 피곤하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못하면 대뇌 기능 저하와 청신경 세포의 혈액순환장애로 이명을 더 크게 느끼게 되므로 충분한 휴식과 너무 피로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어폰과 헤드폰 등 귀를 덮는 장치도 이명에 좋지 않다.

박시내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명은 종양이나 혈관질환이 원인이 아니면 크게 염려하고 걱정해야 할 질환이 아니고, 약물요법으로 60-70%, 이명 재훈련 치료법으로 80% 이상 치료할 수 있다”며 “이명으로 인해 청력이 떨어지거나 다른 질환이 생기는 일은 없으니 잘못된 믿음이나 생각은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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