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없는 패혈증, 국내서 치료 길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패혈증 신약후보물질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표적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 혈액을 통해 유입된 과다한 미생물에 감염돼 주요 장기 손상으로 죽음에 이르는 중증응급질환인 패혈증은 발병률 증가와 높은 치사율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배외식 교수팀은 패혈증 발병 시 주요 장기 손상과 높은 사망률이 세포 신호전달 분자인 PLD2(포스포리파제 D2)에 의해 유도되는 것을 처음 규명하고, PLD2를 저해하는 신약후보 물질인 ‘CAY10594’가 동물실험에서 패혈증에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면역세포인 호중구는 외부자극에 반응하면 핵 속에 존재하는 DNA를 세포 밖으로 방출해 그물구조물인 덫을 만들어 그물에 걸린 세균을 항균펩티드 등을 통해 제거한다. 패혈증이 발병하면 호중구에 존재하는 PLD2가 이러한 세포외 덫의 생성을 억제해 호중구의 살균작용을 약화시키고, 호중구의 이동을 방해해 사망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PLD2 저해제인 CAY10594 투여로 호중구 세포외 덫의 생성이 촉진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과 면역세포의 사멸이 억제됐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패혈증에 걸린 쥐에 CAY10594를 투여한 결과, 90%가 생존한 반면, 투여하지 않은 군은 25%만 생존했다.

배 교수는 “PLD2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이용해 효과적인 패혈증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당 연구결과에 대한 국내특허를 출원했고, 국제특허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학학술지인 실험의학회지(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판에 지난 24일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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