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선 공해지만… 백팩의 건강학

 

최근 붐비는 지하철에서 백팩(Backpack)이 새로운 공해로 등장하고 있다. 백팩을 멘 사람들이 좁은 통로를 가로막거나 주변 승객을 백팩으로 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이용 시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가슴 앞으로 돌려 메자는 캠페인까지 벌어질 정도다.

대중교통 에티켓만 잘 지킨다면 양 어깨로 가방을 메는 습관은 건강과 보행 능력에 좋은 면이 많다.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거나 어깨를 가로질러서 메는 것보다 더 빨리,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대 물리치료학과 김형동 교수팀이 서울 소재 남녀 대학생 38명(남 20명, 여 18명)을 대상으로 2013년 6월부터 7개월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전했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산학기술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참여 대학생들에게 모래주머니로 무게(3㎏ㆍ5㎏ㆍ7㎏)를 조절한 가방을 ‘한쪽 어깨에 메기’, ‘가로질러 메기’, ‘양 어깨에 메기’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메게 한 뒤 맨발로 6m를 걷게 했다. 이 장면을 6대의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한 결과 가방 양쪽 어깨에 멨을 때 보행 속도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팀이 대학생들의 보행 도중 압력중심점 차이를 비교한 결과 양 어깨에 가방을 메고 걸을 때의 전후ㆍ좌우 차이가 평균 21.9㎝로 가장 적었다. 다음은 가로질러 메기(29.2㎝), 한쪽 어깨에 메기(31.4㎝) 순이었다. 가방의 무게는 압력중심점 변화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압력중심점은 발바닥이 지면과 접촉할 때 힘이 가해지는 중심 지점을 가리킨다. 발을 디디는 순간마다 달라지는 압력중심점은 보행자의 균형 능력과 보행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정상 보행과 비정상 보행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연구팀은 “압력중심점의 변화 차이가 가장 적다는 것은 발을 디딜 때 힘이 들어가는 부분이 일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걸을 때 몸의 균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자세 변화가 적어 신체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팀은 3가지 방식으로 가방을 멘 학생들의 보행률(단위시간당 걸음 수)도 검사했다. 양 어깨에 3㎏짜리 가방을 멨을 때의 보행률이 분당 평균 112.9보로 가장 많았다. 한쪽 어깨에만 가방(무게 3㎏)을 멨을 때의 분당 걸음수 107보보다 분당 6보 가까이 더 걸은 셈이다. 어깨에 가로질러 가방(3㎏)을 메고 걸을 때의 분당 걸음 수는 108.2보였다. 가방 무게를 5㎏, 7㎏로 올려도 양 어깨로 가방을 멨을 때 분당 걸음 수가 최다(가방 메는 세 방식 중)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형동 교수는 “보행률 등 보행 능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균형 감각과 곧은 자세”라며 “몸에 가해지는 무게가 허리ㆍ어깨ㆍ하체에 고루 분산돼 신체 균형이 일정하게 유지될수록 보행 능력이 향상돼 보행 거리와 속도가 증가한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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