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기도 무서워…” 임산부는 어쩌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사태와 관련, 임신부들의 불안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임신부 자신은 물론 태아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동탄제일병원 박문일 원장(전 한양대 의대 학장)은 “건강한 임신부라면 메르스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태아 정기 검진, 임신부 상태 검진 등 병원 방문이 필요한데도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꺼리는 산모들이 늘고 있다”며 “메르스 감염 불안감으로 인해 임신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박문일 원장과의 일문일답.

– 메르스가 특히 임신부에게 더 위험한가요?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임신부가 일반인에 비해 메르스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다만, 임신 중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감기나 독감과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다른 감염 질환에 조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메르스 역시 예방하는 데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임신 중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요?

“현재 임신 중 메르스 감염 사례와 관련된 연구 자료가 매우 적기 때문에 산모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2012년 요르단에서 메르스 유행 당시 감염자인 남편으로부터 임신부가 감염되어 임신 5개월에 사산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산모는 감염 이후 태아를 약물에 노출시키는 것을 우려해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2013년 UAE에서는 다른 산모가 메르스 감염 상태에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이후 사망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위와 같은 적은 사례만으로 임신 중 메르스 감염의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가 않습니다. 어떠한 결론을 내릴 수 없지요. 그러나 메르스 역시 기타 심각한 감염과 마찬가지로 임신 중 감염될 경우 유산이나 사산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 메르스 바이러스가 모유 수유를 통해 감염될 수 있나요?

“메르스와 모유 수유에 대해서도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습니다. WHO에서는 엄마가 메르스에 감염된 경우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모유 수유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단, 수유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모유 수유는 아기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장점이 많으므로 지속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입니다.”

– 어린이들의 경우 메르스 바이러스에 더 취약한가요?

“보고된 바에 따르면 영유아나 어린이, 십대 청소년의 경우 메르스 감염 사례가 매우 적습니다. 메르스 감염자와 접촉한 이후 양성 판정을 받았던 11명의 어린이 중 메르스 증상을 보인 어린이는 단 2명뿐이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아랍권에서 메르스가 유행했을 당시, 감염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45세 이상이었고, 감염 당시 건강상 문제가 있었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현재 아이들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다거나 감염될 경우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다만 메르스는 기타 호흡기 감염과 마찬가지로 당뇨나 천식이 있거나, 심장, 간, 신장 등에 건강상 문제가 있는 어린이에게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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