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배낭 싸기 한 달 전 ‘이것’부터 점검

봄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해외여행객 수가 350만명 이상 늘면서 홍역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또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국에서 배낭여행이나 도보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적어도 출국하기 한 달 전에 의사를 찾아 건강 관련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수이다.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여행자 클리닉을 통해 전문의로부터 필요한 예방접종과 예방약을 처방받을 수도 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도움말로 해외에서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알아본다.

홍역= 호흡기를 통해서 전파되는 전염성이 강한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백신 개발 이후 홍역 발생은 현저히 줄었지만,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아직도 흔하다. 홍역에 걸리면 발열과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점막진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되나 설사, 중이염, 폐렴, 급성뇌염 등의 합병증을 동반하고 사망하기도 한다. 한번 걸린 후 회복하면 평생 면역을 얻게 돼 다시 걸리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홍역환자 470명 가운데 407명은 해외에서 홍역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로 들어와 2차 감염에 의해 전파된 경우였다. 홍역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채 질병에 노출될 경우 감염될 확률이 90%여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오염수= 여행자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1천만명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한 감염성 질환이다. 주로 오염된 물을 모르고 마시면 다양한 바이러스와 기생충에 감염돼 설사를 일으킨다. 하루 4-5차례에 걸쳐 양이 많은 수양성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며, 구토나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A형 간염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을 마시고 생길 수 있다. 피로감이나 구토, 식욕부진, 발열과 함께 황달 징후가 나타난다. A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돼 있어 항체가 없는 사람이라면 예방접종만으로도 감염을 피할 수 있다.

장티푸스 역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발열, 오한,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됐는데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10-20%의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장티푸스도 경구용과 주사용 백신이 있으므로 위험성이 있을 경우 예방접종을 받도록 한다.

위생상태가 취약한 국가로 여행갈 경우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비누나 알코올을 포함한 세척 젤로 손을 씻고, 생수나 끓인 물, 캔에 든 음료수를 마시는 게 좋다. 수돗물과 얼음은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홍경욱 교수는 “음식은 완전히 익힌 것만 먹고,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기= 아프리카나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열대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모기 등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해마다 108개국에서 30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이 중 약 1백만명이 사망하는 질환이다. 말라리아는 독감처럼 시작해 고열, 오한, 두통과 함께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킨다. 잠복기간이 존재해 여행 후 2개월 안에 고열이 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말라리아 감염을 예방하려면 방문지역의 말라리아 내성패턴, 여행기간, 여행 행태, 숙소, 현재 복용중인 다른 약제, 개인의 건강 상태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예방약 복용 여부와 선택 약물을 결정해야 한다. 여행 일주일 전부터 복용해야 하는 약제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여행 일주일 전에는 감염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뎅기열도 모기를 매개로 바이러스가 전염된다. 이 질환은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에서 잘 발생하는데 예방백신이나 적절한 치료법이 없어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증상은 대개 독감과 비슷하다. 열이 나고 몸이 쑤시거나 머리가 아프며. 피부 발진, 출혈, 혈변 등이 나타난다. 뎅기열은 말라리아와 달리 위생상태가 비교적 좋은 도시에 서식하는 모기에게서도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뎅기열 매개 모기는 다른 모기와 달리 밤보다 낮에 더 활발한 활동력을 보이므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열과 함께 황달이 동반되는 황열 역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발열과 오한을 일으킨다. 특히 황열은 면역능력이 형성되지 않은 어른의 경우 사망률이 60%를 넘는다. 가나, 가봉, 르완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행 시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입국할 수 있다. 출국 2주 전에 예방접종을 받으면 10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

홍경욱 교수는 “모기에 의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야외에서 긴팔 옷, 긴 바지, 모자를 착용하고, 곤충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특히 말라리아 모기가 왕성하게 화동하는 해 질 녘부터 새벽 사이에는 외부로 나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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