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약을 먹는 그날까지?

 

대증 요법이 불치병을 만든다 (하)

만성 염증 질환은 결국 증상에서 벗어나고자 먹는 약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은 약이 병을 치료하기는커녕 만성 질환으로 발전하여 평생 약을 먹어야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 대증요법이 불치병을 만든다 (상) “어린 나이에 ‘불치병 환자’ 왜 이리 많은가” 참조

게다가 그렇게 많은 약을 먹어서 증상이 사라지고 살 만하게 만들어주면 좋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크고 중한 병이 몸에 생겨 어떤 환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마감하는 일들도 벌어진다. 제대로 원인을 발견하고 그것을 없애기보다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켜주는 대증 요법이 결국 사람을 불치병으로 만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원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 몸에 불편한 증상이 생겨 병원에 가면 현대 의학은 약을 주거나 수술을 권한다. 필자 역시 처음 진료를 하면서 선배들에게 배운 노하우는 평생 약을 먹어야하는 환자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공중보건의를 하던 시절에 공중보건의협회에서 주관하는 고혈압 유병률 조사에도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소리 없는 살인자, 고혈압’이라는 조금 무서운 표현을 써가면서 마을 회관에 주민들을 모아놓고 혈압을 재준 뒤 조금 높게 나온 주민들을 다시 보건지소로 불러 재검한 다음 계속 혈압이 높으면 약을 처방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고혈압이 사람을 죽이는 질병이라고 교육한 뒤 보건지소에 오게 해서 혈압을 잴 때는 누구도 편안한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다. 즉 상당한 불안감을 안고 왔을 때에는 당연히 혈압이 올라가 있을 터이고, 그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런데도 이제부터 당신은 고혈압 환자라고 이야기해주고 앞으로 평생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또 약을 복용하는 도중에 약을 받으러 오지 않으면 친절하게 약이 떨어졌을 텐데 왜 안 오냐고 전화까지 했다. 그러면 전화를 받은 주민은 “소장님이 직접 건강을 챙겨준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고혈압 환자들이 늘고 보건지소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갔던 경험이 있다.

현대 의학의 대증 치료를 하는 병원은 환자가 늘기를 바란다. 그런 이유로 환자를 만들어낼 궁리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건강교육을 할 때 우리나라 병원은 전 국민이 약을 먹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대로 모든 국민이 건강해지면 망하는 것은 병원이고 제약 회사일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몸에 대한 정확한 정보, 즉 인간의 생리를 이해하면 대증 요법의 약과 수술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 알 수 있다. 스스로 만든 질병은 나 외에 어느 누구도 다른 어떤 방법도 근본적으로 치유해줄 수 없다.

글. 신우섭 (의사, ‘의사의 반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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