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호러’에 끌리는 과학적 이유

 

더운 공기가 거리를 온통 뒤덮고 있는 요즘, 간혹 내리는 빗방울이 눅눅한 냉기까지 더합니다. 
 
이런 날씨엔 뭘 하면서 휴식을 취하시나요? 
 
이 시즌 가장 인기 있는 휴식방법 중 하나는 바로 ‘공포영화 보기’입니다. 왜 한여름만 되면 공포영화를 찾게 되는 걸까요?

 


​이 시즌만 되면 호러무비광이 된다는 분들 있죠?

 

사실 참 의아한 부분인데요, 사람은 ‘기쁨’과 ‘즐거움’을 추구하고, ‘고통’과 ‘두려움’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는데 자진해서 공포영화를 본다니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과학자들은 몇 가지 이론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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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공포영화를 볼 땐 ‘진짜 두려움에 빠지는 게 아니다’라는 이론입니다. 공포감은커녕 오히려 희열즐거움을 느낀다는 건데요.

 

특히 결말에서 느끼는 ‘희열감’이 공포스러운 시간을 감수하도록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공포영화들은 마지막에 가서 사건의 전말을 드러내거나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때 안도와 희열을 느낀다는 거죠.

 

 

그런데 끝까지 범인이 안 잡힌다거나 또 다른 사건이 전개되는 방식으로 열린 결말을 내리는 공포영화들도 있죠. 이럴 땐 희열감대신 꺼림칙하고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즉 ‘희열’만을 목적으로 공포영화를 본다는 이론이 들어맞지 않게 되네요. 그래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연구팀이 또 다른 이론을 제기했습니다. 
 
공포영화를 볼 땐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동시에 발현된다는 겁니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사람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팀은 사람이 공포스러운 감정과 즐거운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이런 감정을 느낄 것으로 보았구요.


또 다른 이론은 삶․죽음과 연관이 있습니다. 
 
범죄심리학자 케서린 람스랜드는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위해 이런 영화를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삶을 위협받기도 하고,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올 때도 있죠. 이럴 때 공포영화를 보면 온전히 살아있음을 재확인하게 된다는 겁니다. 


공포영화와 예술적 경험을 연관시킨 이색적인 연구논문도 있습니다. 감정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추상미술을 감상하기 전엔 공포영화를 보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예술 중에서 특히 ‘추상성’을 추구하는 예술은 ‘일상성’과 거리가 있죠. 공포라는 감정 역시 일상성과 거리가 있습니다. 공포영화를 보면서 일상성에서 벗어나면 추상미술을 감상하기 수월해진다는 겁니다. 예술적 숭고함과 경외감을 포착하는 능력이 향상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공포영화를 볼 때 ‘오싹하다’는 표현은 사실일까요? 
 
무서운 영화를 보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근육이 경직되며 혈압이 상승합니다. 이때 몸에서 열이 분비되는데 체온이 올라가면서 주변 온도가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껴지죠. 
 
또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이 나는데 이 땀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면서 또 한 번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시원함을 느끼는 이유도 여름철 공포영화를 즐기는 한 이유겠죠? 


그렇다면 공포영화 말고 공포게임은 어떨까요? 
 
하드코어적인 게임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잔혹하고 혐오스럽기까지 한 공포게임에 매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디어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의 방어체계와 연관이 있습니다. 사람은 위험을 감지한 순간 두려움을 느끼게 되죠. 이는 스스로의 몸을 보호하라는 방어체계입니다. 공포게임은 이런 방어체계를 단련하고 훈련하는 수단이라는 것이 이들 학자들의 설명입니다.


물론 공포영화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정서에 좋지 않다, 잔인한 영화는 강력범죄와 연관이 있다…는 등의 주장인데요, 
 
이런 부분들에 대한 학자들의 생각을 종합하면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공포영화를 본다고 해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공포영화는 오락적인 기능에 머물고 말죠.  
 
하지만 사이코패스처럼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 공포영화가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잔인한 영화를 무작정 비난할 수도 찬성할 수도 없는 이유죠. 따라서 공포영화라는 장르 자체를 문제 삼기보단 건전하고 건강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보다 큰 과제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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