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나에겐 어떤 비?


수도권은 아침 봄비 멎고 서서히 갭니다. 비구름이 시나브로 남으로 내려가 충청, 영호남 북쪽은 낮까지, 남부지방은 밤까지 두두~둑. 비거스렁이 탓, 어제보다 많이 쌀쌀한 날씨. 미세먼지를 비가 씻어내고 바람이 불어내, 공기는 깨끗합니다.
 
봄비! 예부터 ‘일비’로 불렸지만, 어떤 이에게는 깨달음의 노크, 또는 정신 버쩍 차리게 만드는 죽비(竹篦)! 어떤 이에겐 빗물이 울가망한 가슴을 더 짙게 만드는 물감입니다. 비, 어떤 이에겐 옛 사랑을 떠올리는 편지가 되기도, 애주가에겐 칼칼한 목을 간질이는 손가락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지친 마음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손길이기를 빕니다.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느낌
지금 아름다운 음악이
아프도록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할 곳에서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느낌
굳이 내가 살지
않아도 될 삶
누구의 것도 아닌 입술
거기 내 마른 입술을
가만히 포개어본다

 
이성복의 ‘음악’
-《호랑가시나무의 기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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