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음악에 관객이 난동을 피운 까닭?

객석의 불이 꺼졌다. 커튼이 쳐진 무대 앞에서 바순이 몽환적 선율을 토해냈다. 그러나 아름다운 선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미묘한 불협화음이 이어지더니 막이 올랐다. 악기들이 일제히 ‘밤밤밤밤~’ 울리더니 무용수들이 뜀뛰기 시작했다. 악기들은 상상할 수 없는 소리로 춤을 추었다.

    
1913년 오늘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러시아 발레단’이 기획하고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작곡, 바츨라프 니진스키 안무, 피에르 몽튀 지휘의 ‘드림팀’이 초연하는 발레를 감상하러 온 파리의 관객들이 수군대기 시작했습니다. 객석의 소음이 커지더니 “닥쳐!”라는 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작곡가 플로랑 슈미트는 이를 맞받아쳐 “시끄러! 16열 창녀들아!”라고 고함질렀습니다. ‘16열’에는 파리의 이른바 ‘귀부인’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관객이 두 무리로 나눠 서로 다투자 디아길레프 단장은 공연장 불을 껐다 켰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을 줄 몰랐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안절부절 못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뒤로 갔습니다. 무대 뒤에서는 니진스키가 무용수들에게 들리도록 “하나, 둘, 하나, 둘” 박자를 세어주고 있었습니다. 관객들의 소음 때문에 음악이 거의 들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음악사의 이정표가 됐던 ‘봄의 제전’ 초연은 이렇게 소동 속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디아길레프 단장은 나중에 “바로 내가 원하던 그대로 됐다”고 자랑했다지만, 평론가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봄의 제전’은 음악과 발레의 상식을 파괴한 일종의 혁명이었습니다. 당시 획기적으로 평가받던 인상파 음악보다 더 파괴적이었습니다. 불협화음의 아름다움, 원시적 생명감, 불규칙적 리듬 등이 어우러져서 생명력 강한 세계가 나왔습니다.
    
모든 도전과 혁명에는 저항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저항과 반동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겠지요? ‘봄의 제전’에 야유를 보내던 사람들도 음악에 대해서 제법 안다고 생각한 사람들일 겁니다.
    
하지만 ‘봄의 제전’도 이제는 고전이 돼버렸습니다. ‘봄의 제전’의 초연 장면을 떠올리면, 누군가를 비판할 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뼛속 깊이 되새기게 됩니다. 심신이 처지기 쉬운 오늘 같은 날씨에, 원시적 생명력이 팔딱팔딱 뛰는 ‘봄의 제전’을 감상하며 기운을 채우시는 것은 어떨까요? 비록, 태양신에게 아름다운 처녀들이 바쳐지는 비극이 깔려있는 음악이지만, 비극조차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그 창조의 힘을 받아들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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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봄의 제전’을 듣지 않을 수 없겠지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으로 감상하겠습니다. 2012년 오늘은 시각장애를 극복한 컨트리 음악의 전설 덕 왓슨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국 록그룹 애니멀스의 리바이벌 곡으로 유명한 ‘House of the Rising Sun,’ 덕 왓슨의 원곡으로 준비했습니다.

♫ 봄의 제전 [발레리 게르기예프] [듣기]
♫ House of the Rising Sun [덕 왓슨]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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