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처럼 가을에 떠난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이성주의 건강편지]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요절

고엽처럼 가을에 떠난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갈바람에 또도독 떨어진 은행(銀杏)이 거리를 노랗게 물들입니다. 가로수 잎들은 낙엽이 되기 전 마지막 몸짓으로 하늘하늘 흔들립니다. 카페 창가를 두드리는 샹송 ‘고엽(枯葉)’이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1921년 오늘은 ‘고엽’의 가수이자 배우 이브 몽탕이 태어난 날입니다. 이브 몽탕의 본명은 이보 리비이고, 예명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이브, 계단으로 올라와”라고 불렀던 것에서 따왔다지요.
    
어제 수많은 음악가들의 가슴에 샹송 《고엽》을 들을 때보다 더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늦가을 찬바람이 가슴을 찢어놓았습니다. 황소바람이 그 구멍을 아프게 스쳐가고 있습니다. 올해 서른을 갓 넘긴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갑자기 낙엽처럼 떠나간 것입니다.
    
권혁주는 3세에 바이올린 현을 잡았고 6세에 음악저널 콩쿠르에서 1등을 하며 음악계를 흥분시킨 천재였습니다. 2004년 파가니니 국제바이올린 콩쿠르와 덴마크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를 했고 수많은 세계적 연주자들과 협연했지요. 서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출강하며 제자들에게 음악 혼을 불어 넣었고요. 그는 어제 부산에서 예정된 연주회를 앞두고 그저께 밤 친구 집에서 청주 몇 잔을 마시고 호텔로 돌아가던 택시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사인은 한때 부정맥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씨의 가방에서 부정맥 약이 발견됐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권 씨는 심근경색으로 숨졌고, 연주 전에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 부정맥 약을 복용했다고 합니다.

그 약은 베타차단제로 보입니다. 그 약은 부정맥 치료제로 쓰이지만 고혈압 조절, 협심증 및 심근경색 예방약으로도 쓰입니다.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이 있어서 사격, 양궁 등의 스포츠 선수들이 복용했다가 도핑 테스트에 걸리기도 합니다. 이 약은 전문의약품이어서 단순히 긴장을 줄이려고 복용할 수 없는 약입니다. 

권 씨는 부정맥이나 공황장애 등의 병이 있는 상태에서 베타차단제를 복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부정맥은 위험성이 간과되고 있지만,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지난해 제가 존경하는 멘토도 부정맥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정맥이나 협심증,심근경색은 한 번 ‘큰일’이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특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요절한 천재 음악가의 명복을 빕니다. 갈바람이 가슴을 때리는 오늘은 휑한 가슴이 아니더라도 심장 건강도 한 번 관심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심장은 한 번 멎으면, 되돌리기 힘들기에. 깊은 가을 메마른 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이 다시 생기를 찾기 힘든 것처럼, 고엽처럼 말입니다.

심장을 건강하게 지키는 법

①어렵고도 어렵지만 금연할 것. 담배를 끊어도 암에 걸린다고 계속 흡연하는 사람이 있지만, 무서운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은 확실히 줄어든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병 사망 위험이 3~5배 높다. 담배를 끊고 5년이 지나면 심장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
②술꾼들에게는 금연만큼이나 어렵지만 과음하지 말 것. 술은 심장의 근육을 약화시킨다.
③기름기 있는 음식을 덜 먹고 생선,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④일주일에 세 번, 하루 30분 이상 땀을 흘리는 유산소운동을 한다.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은 심장 건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 유연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⑤혈압과 혈당을 철저히 관리한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그 병 자체 때문이 아니라 합병증 때문이라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
⑥가슴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을 찾아간다. 가슴 통증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특별한 외상이 없이 아프다면 심장병을 의심해야 한다.
⑦고혈압, 당뇨병 환자나 가슴 통증을 경험한 사람, 뇌졸중 또는 심장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집 부근의 뇌졸중, 심장병 치료 병원을 알아둔다. 어느 의사가 잘 보는지는 코메디닷컴의 ‘베스트닥터 찾기’에서 심장혈관질환내과치료, 부정맥, 심장혈관질환수술 등을 참고하면 된다.
    
<제 592호 건강편지 ‘최고의 사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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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고인이 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연주곡 준비했습니다. 오스트리아 태생 미국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을 요절한 천재의 연주로 준비했습니다. 이브 몽땅의 ‘고엽’을 오늘은 시각장애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 사랑의 슬픔 [권혁주] [듣기]
♫ 고엽 [안드레아 보첼리]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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