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바머와 동생 중 누가 옳은가?

[이성주의 건강편지]유나바머의 동생

유나바머와 동생 중 누가 옳은가?


                      버클리 대 교수 시절의 ‘유나바머’ -출처: 위키피디아

1995년 오늘, 미국의 양대 신문이었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산업사회와 그 미래》라는 제목의 똑같은 글이 실렸습니다. 기고자는 자유클럽(Freedom Club). FBI가 유나바머(Unabomber)라고 이름을 붙인 테러리스트였습니다. Unabomber는  ‘University And Airline Bomber(대학과 비행기 폭탄 테러리스트)’의 준말이지요.

유나바머는 1978년부터 17년 동안 대학교수, PR업계 중역, 삼림연맹 회장 등과 항공사에 폭탄이 든 우편물을 보내 3명을 죽이고 24명을 다치게 했지만 실마리도 못 잡았던 인물입니다.

    
사람들은 기고문이 미치광이 테러리스트의 글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포괄적이고도 깊이 있게 현대사회의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유나바머 선언문(Unabomer Menifesto)’은 “산업혁명 이후 현상들은 인류의 재앙”이라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유나바머는 현대 산업기술 시스템이 인류에게서 자율성과 자연과의 유대를 빼앗고 본성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게끔 만들어 인간 자유의 종말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사회주의자, 가치지상주의자, 페미니스트, 성적 소수운동가 등의 좌파(Leftism)가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들의 반(反) 개인주의, 친(親) 집단주의는 인류의 또 다른 위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좌파는 열등한 이미지를 가진 집단을 동일화하고 미국, 서구문명, 합리성 등을 증오하지만 결국 그럴싸하게 포장된 권력욕망일 뿐이라는 해석이었습니다. 이 선언문은 우리나라에서도 책으로 발간됐습니다.
    
미국인들은 이듬해 유나바머가 체포되자 또 놀랍니다. 본명은 시어도어 카진스키. 시카고의 유복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나 16세에 하버드대에 입학하고 미시간대에서 수학 석사 학위를 딴 뒤 25세에 UC 버클리에서 조교수가 된 ‘수학 천재’이자 철학 박사였습니다. 그는 29세 때 돌연 교수직을 팽개치고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배경 주(州)로 유명한 몬타나의 산골로 들어가 오두막을 짓고 전기도, 수돗물도 없이 삽니다. 《월든, 숲속의 생활》을 쓴 헨리 소로가 떠오르지 않나요?
    
유나바마의 체포에는 동생이 큰 역할을 합니다. 불교도였던 동생 데이비드는 뉴욕의 복지기관에 근무하면서 가출하거나 집이 없는 청소년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유나바머 선언문을 읽는 순간 섬뜩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선언문의 주장과 문체가 너무나 익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고민을 거듭하고는 FBI에 “유나바머가 형일지도 모른다”고 제보합니다.
    
형은 체포된 뒤 데이비드를 동생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교도소에서 쓴 원고에서 동생을 “또 한 명의 가롯 유다”로 불렀습니다. 데이비드는 형에게 사형선고가 나지 않도록 뛰어다니다가 사형제 반대 단체의 대변인까지 됐습니다. 덕분에 형은 사형을 면하고 보석 없는 종신형 선고를 받습니다. 데이비드는 정부에서 받은 포상금 100만 달러의 대부분을 형 때문에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대표해서 형의 범죄를 사과했습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는 데이비드의 판단과 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가족의 유대, 충직이 보편적 도덕원리와 부딪히면 어디에 따라야 하는가하는…. 

어쨌든 유나바머 사건은 수많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유나바머가 말한 ‘산업사회의 재앙’이 농축돼 숫자를 좇는 삶을 살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말초적 문화에 따르는 것이 당연시되는 우리나라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우리를 싸고 있는 모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어떤게 바람직한 삶일까요?

생각보다 효과가 훨씬 큰 운동 5가지

어젯밤 골프 경기 보셨나요? LPGA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전인지가 남녀 통틀어 역대 메이저 최소타로 우승했고 박성현, 유소연이 공동 2위를 했습니다. 유럽의 골프 애호가들은 한국 선수들의 실력과 함께 아름다운 미소에도 반했을 것 같습니다. 전인지가 우승 퍼트를 하고 난 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뿐 아니라 캐나다의 브룩 핸더슨까지 축하 샴페인을 터뜨리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골프는 참 어려운 운동이지만, (어쩌면) 쉬운 운동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답니다. 주요 검색포털의 뉴스 순위에서 윗자리를 차지한 코메디닷컴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마지막 항목의 플랭크를 제대로 하려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았습니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겉으로는 신나지만, 현대인의 공허한 마음을 읊은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한때 제 애창곡이었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Hungry Heart’와 잭슨 브라운의 ‘Boulevard’ 이어서 준비했습니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으면 더욱 더 좋습니다.

♫ Hungry Heart [브루스 스프링스틴] [듣기]
♫ Boulevard [잭슨 브라운]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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